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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포럼] 지자체장의 無能은 범죄다

바람아님 2015. 11. 28. 08:29

(출처-조선일보 2015.11.28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사진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이제 지역을 경영하는 최고 자원은 풍부한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생산적인 조직, 

그리고 리더십이다. 이렇게 볼 때 지금 우리 지역에 없는 것은 자원이 아니다. 

자원을 볼 줄 아는 눈과 자원을 활용하는 능력이 모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만일 스스로 그릇을 헤아려 한 지역을 경영할 재주가 있다고 판단되면 

자원하여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말을 남긴 것 같다.

목민심서는 그 첫 장에서 엄청난 경고도 하고 있다. 

"무능력자가 지역의 책임자가 되면 지역은 그 해를 입어 쓰러질 것이며, 주민들의 비난과 귀신의 책망은 단체장의 

자손들에게까지 재앙으로 미칠 것이다. 이런데도 어찌 능력도 없는 사람이 단체장이 되려고 할 것인가?"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 한 지역의 지도자는 자신의 지역이 어떤 모습을 띠어야 하고, 어떻게 하면 그러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역의 보스가 아니다. 

세상의 재능과 자원을 활용하고 전략적인 방향과 초점을 제공할 수 있는 비전을 가진 교섭자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지방에는 공직 그 자체를 경쟁의 목적으로 삼아서, 공직이 목표이고 목적인 사람도 많다. 

목민심서에서 말했듯이 하루에 만기(萬機·온갖 중요한 기틀)를 처리하는 단체장의 모습은 주민의 정치적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민들은 헌신하는 단체장의 모습에서 힘을 얻기도 하지만, 그들의 무능과 부패를 목도하면 그냥 힘이 빠진다. 

그래서 '카이사르의 마누라는 일절 의혹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외친 브루투스의 말처럼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는 말할 것도 

없고 그의 아내까지도 단순한 소문마저 경계하고 결백해야 한다. 카이사르의 마누라까지 불러다 강조해야 할 만큼 

이 시대 지역 발전의 핵심 동력은 사욕 없는 리더십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말이 아니다. 

내가 사는 충북의 경우 11명의 기초단체장 중에서 무려 5명이 실형을 선고받거나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역이 표류하고 신뢰는 무너지고 있다. 

목민심서의 경고에 따르면, 부정하거나 부패하지 않았다 해서 그것만으로 깨끗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해야 할 일은 제대로 못 하면서 자리에 머물러 있는 행위를 절위(竊位)라고 한다. 

절위(竊位)란 '자리를 훔치는' 범죄행위를 말한다. 

그것은 용변도 보지 않는 사람이 뒷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자신을 더럽히고 또 남의 기회도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폴 발레리(Paul Valery)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를 경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세우고, 공유된 목표에 입각하여 경영함으로써 고유한 지역 브랜드를 만드는 지역이 많다. 

그러나 주어  진 일상과 관성에 따르면서 가능성과 기회를 놓치고, 과거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도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곳도 많다. 도처에서 절위가 횡행하고 있다. 그러나 돌이 모자라서 석기시대를 마감한 것이 아닌 것처럼, 

지방분권이 중앙집권보다도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려면 먼저 지방의 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방이 더 청렴하고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