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세상이야기

얼굴덮은 '빨간 반점' 당당히 공개한 여성의 사연

바람아님 2015. 12. 6. 00:25
서울신문 2015-12-2

한쪽 얼굴을 덮은 빨간 반점을 화장으로 감추고 살던 한 영국 여성이 SNS에 공개적으로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외신은 남들과 다소 다른 자신의 겉모습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렉시 하포드(23)의 사연을 보도했다.

영국 스태퍼드셔 카운티에 살면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하포드는 9살이 돼서야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후 그녀는 10대 시절 내내 오른쪽 얼굴의 빨간 모반(birthmark)을 화장으로 꼼꼼히 가리고 살았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해 좀 더 성숙해진 이후로는 자신의 원래 모습에 당당해지기로 결심했고,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얼굴을 감추지 않은 채 살아왔다는 것.

그랬던 그녀는 최근 이미지 공유 SNS사이트인 이미저(Imgur)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온라인상에서도 드러내고, 이러한 반점을 가지고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최대한 널리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나처럼 반점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숨기고 살아간다”며 "이 때문에 이들이 어떠한 삶을 사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또 “때로는 내가 폭력적인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면서도 "이제는 반점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에 드는 편”이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그녀가 올린 사진과 글은 네티즌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의도대로 반점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성찰을 불러 일으키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댓글을 달아 “학교에 다닐 때 당신 같은 학생이 있었는데, 그때 그녀를 괴롭히곤 했다”며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그녀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란다”고 고백했다.

이 글이 화제가 되면서 하포드는 주요 언론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최근 진행한 ABC와의 인터뷰에서 하포드는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에 대해 “늘 반점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싶었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모습을 좀 더 편히 드러내고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저/렉시 포드

방승언 기자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