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州房/곰탱이 日記

쥐오줌 비

바람아님 2013. 5. 21. 23:29

 

<개웅산 이팝나무꽃>

 

쥐오줌 비 / 곰탱이

 

 

봄은 세상을 연초록으로 뒤덮고, 화사한 꽃들을 피워

사람들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추적추적 비를 뿌리고 안개도 만들어
Rain coat에 깃을 세우고 님찾아 헤메는 젊은 낭만도

만들어 준다. 그래서 봄 비는 젊은이들에게

사랑의 싹을 자라게하고
농부들에게는 새싹을 키우게  하는 소중한 비다.


금년 봄은 겨울과 여름을 번갈아 오가며
쥐오줌 같은 비를 몇번 흩뿌리고 지나가
이번 비도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쥐오줌 같은 비라도 안온것 보다는 낫다.

 

복숭아,사과 꽃이 수정되면 곧 바로 열매를 맺게 되는데
너무 많은 열매를 맺으면 과일이 작아지고 상품성이 없어져

적정 수량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따내야 한다.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적과 작업에 나섰는데
햇빛 아래 과수원은 온통 하얀 안개속에 묻혀있어
 선별이 어려워 적과작업을 포기했다
충주호가 생기고 부터 이런 안개가 자주끼고 짙어졌다.


안개속에  덮인 과수원은 아름다운 산수화를 만들어 내지만
농부는 일손을 놓고 집으로 돌아와 심드렁해서 벌러덩 누워
 

천정 한귀퉁이에 있는 얼룩을 보고 있느라니
쥐오줌으로 얼룩진 옛날집 천정이 생각난다.


밤이면 쥐들이 천정에서 운동회를 하는 바람에
어렸을때는 무서워 엄마품을 파고 들기도 하였고
철이 들무렵에는 마땅히 즐길일이 없어 방한가운데 누워
얼룩진 천정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상상을 하던 시절......

아! 그래도 그 때는 꿈이 있었는데, 그 시절이 그립다.

 

아침부터 안개가 짙으니 오늘도 머리벗겨지게 덥겠군!
이따 해거름에나 나가서 적과작업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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