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발언대] 서울역 高架 공원, 이제라도 접어야

바람아님 2016. 1. 29. 00:32

조선일보 : 2016.01.28 04:11

이주철 경서기술단 고문

서울시가 수명이 다한 서울역 위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적잖은 돈을 들여 '보행 공원'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오는 4월 상판 철거에 나서고, 6월부터 본격 공사를 시작한다고 한다. 녹색 환경 조성은 권장할 일이지만 아무 곳에나 설치해도 좋은 것은 아니다. 고가도로는 존재 자체가 반(反)환경적이므로, 보행 고가가 아무리 백화 만개한 녹지라 해도 한계가 있다. 소수에게는 명물일지 몰라도 수만 대중에게는 흉물일 뿐이다. 지나친 집착은 십중팔구 문제를 불러온다.


자동차 교통 처리를 위해 여러 문제에도 급히 건설된 것이 서울역 고가 차도이다. 당초 건설 목적의 가치를 상실했다면 원상 회복시켜서 건설 당시 무시되었던 문제들을 해소하는 것이 원칙이다. 철거하면 서울역 경관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고, 명품 광장으로의 재설계도 가능해진다. 퇴계로와 서부역 앞의 음산한 보행 환경이 개선되고 주변 시가지가 활성화되는 등 보행 공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점이 있다.

[타임라인 뉴스]
박원순 시장의 '서울역 고가 공원' 어떻게 진행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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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29일 서울 시청 브리핑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역 고가 공원화 계획인 '서울역 7017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유명 광장 가로지르는 고가도로
세계 어디에도 없어

소수에게 명물 선사하기 위해
다수를 희생해선 안돼


고가도로는 태생적으로 철거될 운명을 안고 있다. 언제 철거하느냐는 시기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이를 보행 공원으로 바꾼다면 이중 투자가 되는 것이다. 뉴욕의 어느 보행 도로를 벤치마킹했다는데, 뉴욕의 어느 역 위에 고가도로가 있는지 먼저 확인했어야 했다. 외국 대도시에서 유명 광장을 가로지른 고가도로를 본 적이 없고, 런던과 파리 중심역을 관통하는 고가도 없다. 

서울역 광장은 넓이와 형태, 그리고 연결 기능 면에서 세계의 어느 철도역 광장과 비교해도 훌륭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광화문 광장과 함께 서울의 중요 자산이다. 1960년대에 '불도저 시장'이 청계 고가를 연장해 광화문 네거리를 횡단시키려고 했었는데,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포기한 적이 있다. 만약 그대로 만들었다면 우리나라 최악의 구조물이 되었을 것이다.

하루 평균 4만6000대 차량이 오가던 서울역 고가가 2015년 12월13일 0시부터 통행이 전면 금지돼 이날 오전 텅 비어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중 보행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고운호 객원기자
서울시의 이번 계획은 비영구적이고 개별적이고 국지적이다. 적어도 서울역 경관에 관한 문제는 장기적이고 종합적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관광 대국의 유명한 도시들이 부실한 구조물을 땜질하는 단기적 안목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 아니다. 서울 시장은 부작용 많은 고가 보행 공원에 집착하지 말고, 서울역 광장을 세계적 명품 광장으로 만들 방안을 고민해야 시민들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