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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반짝거리는 가루를 뿌리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팅커벨?
동심 파괴일 수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의미의 요정도 있습니다. 요정(料亭)은 고위급 인사들이 은밀하게 찾았던 고급 요릿집이자 기생, 마담들도 있었던 유흥업소이기도 합니다. 지금 룸살롱의 원조 격으로 1960-80년대만 해도 정치인, 고위 관리, 재벌, 군인 등이 모여 은밀한 대화와 각종 뒷거래를 했던 '밀실 정치'의 상징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1972년 개업한 '삼청각'은 당시 권력 실세들만 드나들던 3대 요정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7.4 남북공동성명 만찬장, 남북적십자 회담장 등으로 사용되면서 국제 회담의 비밀 장소로 유명해졌습니다.
유신시대에는 정치인과 재벌들의 은밀한 회합 장소로 애용되면서 '요정정치'의 산실로 불리기도 했으며 70년대 후반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요정관광', 혹은 '기생관광' 장소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룸살롱이 성행하면서 요정들은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삼청각의 소유권은 2001년 서울시로 넘어갔고, 지금은 세종문화회관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현대 정치의 면면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삼청각이 최근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비싼 메뉴를 먹고 돈을 안 낸 한 임원의 신종 갑질 때문이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의 정모 단장은 지난 9일, 가족들과 무려 2백30만원 어치의 식사를 하고 고작 33만원을 지불했습니다. 정 씨의 무전취식은 다소 상습적이었습니다. 삼청각 안의 찻집에서 공짜로 마시는 것은 예삿일이었고, 비싼 메뉴를 먹고 직원들에게 당당하게 '그냥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삼청각을 관리하는 세종문화회관의 고위 임원이었기 때문에 계약직인 삼청각의 직원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17일 SBS뉴스 보도 뒤 정 단장은 직위해제 됐습니다.
사실 세종문화회관 측의 운영이 구설수에 오른 건 이번만이 아니었습니다. 2014년에는 삼청각 관련 내부 비리를 폭로한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한 적도 있었고, 작년에는 간부들이 회계장부를 조작해 사업비를 빼돌리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어두운 이미지를 벗고 서울시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삼청각. 하지만 과거에도 지금도 온갖 비리와 갑질로 인한 추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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