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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2] "It's not your fault"

바람아님 2016. 3. 5. 09:15

(출처-조선닷컴 2016.03.05 이미도 외화번역가)


영화 '굿 윌 헌팅'요정 지니는 병에서 꺼내주면 안 들어가려고 하지요. 
그래서 생겨난 표현이 'You can't put the genie back in the bottle
(지니는 병 속에 다시 집어넣을 수 없다)'입니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다'에 딱 어울리는 은유이지요.

애니메이션 '알라딘'에서 알라딘은 지니에게 자유를 허락합니다. 
알라딘이 지니와 이별의 포옹을 하는 장면에 이런 대사가 따라나옵니다. 
"지니, 넌 이제 자유야. 난 네가 보고 싶을 거야." 
이 장면은 2014년 8월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다시 등장했습니다. 미국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는 둘의 뭉클한 포옹 사진에 대사를 자막으로 넣어 SNS에 올리는 것으로 조의를 표했습니다. 
'Genie, you're free.' 왜 그랬던 걸까요? 지니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가 바로 그였거든요.

로빈 윌리엄스가 대학교수 숀 역(役)으로 출연한 영화가 있습니다.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사진)'입니다. 
그가 상담 치료를 맡은 '착한 청년' 윌 헌팅은 수학 천재입니다. 
그 사실을 숨긴 채 윌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과 공사판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윌에겐 떨쳐내지 못한 상실의 아픔이 있기에 늘 표정에 수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어릴 때 부모에게 버림받은 경험이 운명처럼 찾아온 사랑 앞에서 그를 움츠러들게 합니다. 
연인이 떠나려 할 때도 붙잡지 못합니다.

고아가 된 사연을 처음으로 털어놓고 오열하는 윌을 숀은 오랫동안 포옹하곤 이렇게 위로합니다. 
"It's not your  fault. It's not your fault(네 잘못이 아냐, 네 잘못이 아냐)." 
족쇄와도 같던 그간의 아픔이 홀가분하게 치유되는 순간입니다. 윌의 영혼은 병을 빠져나온 지니처럼 자유로워집니다. 
그렇기에 대단원에서 그는 엎지른 물을 주워담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떠나간 연인을 붙잡기 위하여! 
두 연인의 재회를 상상하는 숀의 만면에 미소가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