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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인공지능' 알파고에 충격의 불계패(종합)

바람아님 2016. 3. 9. 19:34

이세돌, '인공지능' 알파고에 충격의 불계패(종합)

연합뉴스 2016.03.09. 17:06

알파고, 중반 '승부수' 한 방으로 판세 뒤집어

알파고 첫수에 1분30초 뜸 들여…양 화점 포석 출발

이세돌, 낯선 상대에 긴장한 듯 잦은 실수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윤보람 기자 = 세계 최정상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과의 역사적인 대결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 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흑을 잡고 186수 만에 불계패했다.

구글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5대 0으로 누른 데 이어 인류 대표로 나선 이세돌마저 제압해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세기의 대국> 대국장 나서는 이세돌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이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을 마친 뒤 대국장을 나서고 있다. 2016.3.9     saba@yna.co.kr
<세기의 대국> 대국장 나서는 이세돌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이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을 마친 뒤 대국장을 나서고 있다. 2016.3.9 saba@yna.co.kr
<세기의 대국> 눈 감은 이세돌, 186수만에 불계패     (서울=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국 시작에 앞서 눈을 감고 있다.      이 9단은 제1국에서 흑을 잡고 186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패했다. 2016.3.9 [구글 제공]     photo@yna.co.kr
<세기의 대국> 눈 감은 이세돌, 186수만에 불계패 (서울=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국 시작에 앞서 눈을 감고 있다. 이 9단은 제1국에서 흑을 잡고 186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패했다. 2016.3.9 [구글 제공] photo@yna.co.kr
<세기의 대국> '인간 대 인공지능 누가 이길까?'     (영종도=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9일 오후 열렸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여행객들이 TV로 중계되는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toadboy@yna.co.kr
<세기의 대국> '인간 대 인공지능 누가 이길까?' (영종도=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9일 오후 열렸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여행객들이 TV로 중계되는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toadboy@yna.co.kr
'인간' 이세돌, 인공지능에 '패'      (서울 AFP=연합뉴스) 인류대표 이세돌 9단이 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의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1국에서, 186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했다.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 최고수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 사진은 서울의 바둑 전문가 2명(오른쪽)이 이날 생중계 TV 화면을 지켜 보며 대국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bulls@yna.co.kr
'인간' 이세돌, 인공지능에 '패' (서울 AFP=연합뉴스) 인류대표 이세돌 9단이 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의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1국에서, 186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했다.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 최고수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 사진은 서울의 바둑 전문가 2명(오른쪽)이 이날 생중계 TV 화면을 지켜 보며 대국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bulls@yna.co.kr

이세돌은 이번 대국을 앞두고 승리를 자신했으나 5개월여 동안 '특수 훈련'을 쌓은 알파고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레벨이었다.

유튜브로 전세계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대국은 딥마인드의 개발자이자 아마추어 6단인 아자황이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가린 결과 이세돌 9단이 흑을 잡았다.


먼저 돌을 두게 된 이 9단은 첫수로 우상귀 소목을 선택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답지 않게 첫수부터 뜸을 들이다 1분30초 만에 좌상귀 화점에 돌을 놓았다.

이세돌은 다음 수로 우하귀에 역시 소목을 택했고 알파고는 4번째 수를 좌하귀 화점을 차지하면서 양 화점 포석으로 대국을 시작했다.


알파고는 판후이(중국)와 대국에서도 5판 모두 첫 수를 화점에 놓았다.

이세돌은 다음 수로 우상귀를 걸친 뒤 알파고가 날일자로 받자 우변 중심 화점에서 날일자로 처진 곳에 착점했다.

이후 이세돌은 우변에 집을 짓고 알파고는 상변에 세력을 쌓아 흑을 공격하는 전투가 벌어졌다.

특히 알파고는 상변에서 흑을 강하게 끊으며 거칠게 몰아붙여 초반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초반 공세를 막아낸 이세돌은 우상귀에서 뻗어 나온 알파고의 돌을 공격하면서 중앙에 세력을 쌓았고 좌하귀에 양걸침을 하면서 포인트를 만회했다.


이후 좌하귀 접전을 통해 이세돌 9단이 좌중앙에 큰 집을 만들어 다소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그러나 알파고가 예상치 못한 승부수 한 방을 터뜨려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형세가 불리하다고 정확하게 판단한 알파고는 백 102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했다.

뜻밖의 승부수에 당황한 이세돌은 장고를 거듭했으나 좀처럼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결국, 흑집이 부서지며 우상변이 백집으로 돌변해 형세가 급격하게 알파고 쪽으로 기울었다.


이세돌은 이후 맹렬하게 추격전을 펼쳤으나 좀처럼 집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KBS 해설을 맡은 박정상 9단은 "반면 승부로 보일 만큼 백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승부'라는 말은 흑과 백의 집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즉, 백에게 덤 7.5집을 줘야 하는 이세돌이 그만큼 불리한 판세인데 프로 대국에서는 뒤집을 수 없는 차이다.

수차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고민하던 이세돌은 결국 186수 만에 항복을 선언하고 말았다.

바둑 TV 해설을 한 유창혁 9단은 "오늘 이세돌 9단이 낯선 상대와 대국하면서 다소 긴장한 듯 평소답지 않게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제2국은 1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연합시론> 가공할 인공지능의 진화..이세돌 최선 다하라

연합뉴스 2016.03.09. 17:57

인간과 기계가 맞붙은 세기의 두뇌 대결에서 기계가 기선을 제압했다. 세계 최정상급 기사인 한국의 이세돌(33) 프로 9단과 인공지능(AI)의 최강자 알파고의 특별대국 5번기 제1국에서 이세돌이 불계패했다. 이날 대국은 인류와 기계와의 끝판 머리싸움이라는 측면에서 세계인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역사적 대결을 취재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2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니 열기를 짐작할 만하다. 이번 대국은 이미 연산능력에서 오래전 인간을 넘어선 뒤 진화를 거듭해온 인공지능의 발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기도 했다. 

바둑은 1997년 IBM사의 컴퓨터인 '딥블루'에 패한 서양장기 체스와 달리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보다 많을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하다. 바둑은 수 읽기도 중요하지만 판을 운영하고 상대의 승부 호흡을 읽는 직관력과 상상력,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수를 띄우는 결단력,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 등 인간 정신의 극한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동양에서는 단순한 누뇌게임이 아니라 심신 수양과 깨달음의 과정인 도(道)의 경지에 두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프로기사들은 대부분 이세돌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빗나가고 말았다. 이세돌은 대국전 5대 0이나 4대 1의 낙승을 자신했기에 바둑인은 물론 일반인의 충격이 컸다.

이날 대국에서 이세돌은 특유의 의표를 찌르는 수로 알파고의 판단을 시험하는 등 초반엔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이었으나 중반이 지나면서 알파고의 승부수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비세에 몰렸고 끝내 돌을 던져야 했다. 이세돌은 5번기 첫판을 패배함으로써 승부의 중압감 속에서 나머지 대국에 임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알파고는 전투에서 이세돌의 공격을 결코 피하지 않았고, 승기를 잡은 이후의 반면 운영에서도 인공지능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노련한 기량을 선보였다. 알파고는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자회사 구글딥마인드가 야심차게 개발한 인공지능을 장착한 슈퍼컴퓨터이다. 종합적인 판단과 감각적인 대응까지 가능한 신경망까지 갖췄다. 알파고는 인간이라면 평생 검토해도 불가능할 정도의 많은 기보를 단시일에 습득했고, 이를 통해 확률적으로 이기는 수를 찾아내는 심화학습 능력인 딥러닝 기능을 갖고 있다.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과 실전을 통해 실력을 계속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능력을 키운 알파고는 작년 10월 유럽 챔피언인 프로기사 판후이 2단을 상대로 5대 0 전승을 거둔 뒤 5개월 만에 10여 년간 세계 바둑계에서 최정상 자리를 지킨 이세돌에게 도전했다.


우리는 이세돌이 끝까지 선전해 인류의 자존심을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밋 회장은 이번 대국에 앞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인류의 승리"라고 얘기했지만, 만약 이세돌이 패한다면 인간의 정신세계까지 기계에 정복당했다는 상실감을 떨쳐내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자들은 최고 바둑 고수들이 알파고에 굴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상하지만, 그 순간이 좀 더 유예됐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인공지능의 경이로운 진화 속도가 인류에게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알파고의 경우 학습을 통해 바둑 외 다른 분야까지 습득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의료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로 활동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삶의 편익이 증대되겠지만 현재 인간이 갖고 있는 직업의 상당수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제조업의 생산 공정이나, 가전, 자동차 등은 물론 일반 업무 분야까지 인공지능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기술(IT) 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분야를 제외한 범용 기술이나 업무에서 인간의 설 땅은 점점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교육과 직업, 복지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선은 인공지능 개발과 응용 등의 기술에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에 수반하는 문제점 등도 면밀하게 검토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은 하고, 자체적으로 해야 할 일은 선제적으로 해나가는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