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6.11 한삼희 논설위원)
휘발유차와 디젤차 초미세먼지 배출 비중 4% 대 29%
가짜 '클린 디젤' 환경부담금 면제 빨리 바로잡고 건설장비에도 손대야
미세 먼지와 관련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정말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그렇게 많은 미세 먼지를 배출하느냐는 것이다.
2009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휘발유차와 매연저감장치(DPF)를 단 경유차를 실측해봤더니
미세 먼지 배출량에서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었다.
요즘 경유차는 대개 DPF를 달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자동차공해연구소장은 이에 대해 문제는 경유차·휘발유차에서 직접 배출되는
미세 먼지가 아니라고 했다. 그보다는 가스 형태로 배출됐다가 대기 중 화학반응을 통해
미세 먼지로 바뀌는 질소산화물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 2차 생성량이 1차 직접 배출량의 두 배라는 것이다.
작년 폴크스바겐 저감 장치 조작 사건 이후 각국 환경 당국이 질소산화물을 주목하게 됐다.
작년 폴크스바겐 저감 장치 조작 사건 이후 각국 환경 당국이 질소산화물을 주목하게 됐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3조원을 투입해 버스 연료를 경유에서 CNG로 바꾸고 경유차에 저감 장치를 달아 미세 먼지
(PM10, 지름 10㎛ 이하 입자) 농도는 꽤 낮춰놨다. 그러나 질소산화물 종류인 이산화질소 농도는 제자리걸음
(34ppb →33ppb)이었다. 그래서 올 상반기 경유차들의 실주행 중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조사해봤고, 시험실 기준치의
평균 7배 배출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경유차 질소산화물을 잡지 않으면 미세 먼지 대책의 효과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서울 미세 먼지 농도는 2005년 58㎍에서 2012년 41㎍까지 꾸준히 떨어졌다가 2013년부터 정체 상태다.
서울 미세 먼지 농도는 2005년 58㎍에서 2012년 41㎍까지 꾸준히 떨어졌다가 2013년부터 정체 상태다.
문제는 입자 지름이 큰 미세 먼지는 개선됐는지 몰라도 초미세 먼지(PM2.5=2.5㎛ 이하)는 어떤가 하는 점이다.
서울시립대 김신도 교수가 2014년 발표한 미세 먼지 분포 그래프를 보면 작은 입자는 지름 0.3㎛ 부근에,
큰 입자는 6㎛ 부근에 몰려 두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같은 중량이라면 0.3㎛짜리는 지름으로 따져 6㎛의 20분의 1이지만 개수로는 8000배가 된다
(가로 20×세로 20×높이 20=8000). 건강엔 초미세 먼지 쪽 작은 입자가 훨씬 나쁘다.
워낙 작아 체내로 쉽게 침투하는 데다, 개수가 많고, 자동차·발전소의 연소 과정에서 생성된 게 많아 카드뮴·비소 등
중금속이 달라붙어 있다.
경유차 입자는 초미세 먼지 중에서도 0.1㎛ 미만의 작은 입자가 많다.
경유차 입자는 초미세 먼지 중에서도 0.1㎛ 미만의 작은 입자가 많다.
그러나 환경 당국은 2015년부터 비로소 초미세 먼지 농도를 측정해왔다.
경유차 증가가 초미세 먼지 농도를 높였는지 아닌지 가려내기 어렵다.
다만 환경부 통계로 봐도 휘발유차(980만대)와 경유차(860만대)가 대수는 비슷한데 초미세 먼지 배출 비중은 경유차가 29%,
휘발유차는 4%다. 건설 장비, 선박까지 합치면 디젤 엔진의 초미세 먼지 배출 비중은 50% 이상이다.
이번 대기 대책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유로5·유로6의 신형 디젤차에 대한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혜택을
이번 대기 대책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유로5·유로6의 신형 디젤차에 대한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점이다. 미세 먼지 사태는 신형 경유차가 '클린 디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더티 디젤'이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증폭됐다. 그랬는데도 '더티 디젤'에 부담금을 계속 면제해준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환경부는 '2019년부터 경유 가격이 조정되면 신형 디젤 특혜가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경유 가격 조정이 실현될지도 알 수 없지만,
그때까지 2년 반은 더티 디젤이 계속 혜택을 보게 된다.
또 하나 문제는 굴착기·지게차·덤프트럭 등 건설 장비를 방치한 점이다.
대수로는 경유차의 20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초미세 먼지 배출 비중은 경유차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이것들의 엔진을 서둘러 신형으로 교체하고 DPF를 빨리 달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전체 건설 장비 45만대 가운데 신형 엔진과 DPF를 단 것은 수백 대 수준이다.
비용 대비 효율 측면에서 본다면 제일 급한 대책을 손 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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