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16.06.13. 14:50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제20대 국회 개원식에 직접 참석해 연설했다. 연설 내용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대 국회의 출범을 축하하면서 국정 전반에 대해 국민과 국회에 설명했다. 이번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서 관심이 쏠린 것은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라는 새로운 정치지형에서 정부와 의회, 정부와 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의 문제였다. 박 대통령 역시 연설 앞부분에서 이에 대해 언급했지만 특별히 새로운 의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생산적 정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선다.
박 대통령은 먼저 20대 국회에 대해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이 20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화합과 협치”라며 “상생과 화합의 전당으로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 서서 나서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국정의 한 축을 든든히 받쳐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런 ‘당부와 부탁’ 다음에 박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국정 운영을 펼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앞으로 3당 대표와의 회담을 정례화하고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밝힌 취지처럼 생산적인 국회는 대통령의 국회 존중과 야당과의 협치가 관건이다. 그러나 이런 말만으로 청와대·정부·여당·야당 사이의 협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순 없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네 번의 국회 연설, 일곱 번의 야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통해 국정 운영에 대한 협조를 구해왔지만 성과가 없었다. 박 대통령의 임기 말은 자신이 지적한 대로 국가적 난제가 산적해 있다. 그만큼 거야(巨野)의 협조도 시급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 자신에게도 이 말은 해당된다. 야당은 틀렸고 자신만이 옳다는 식의 국정 운영 스타일로는 이 약속은 허언(虛言)일 뿐이다. 솔선수범해서 자신부터 ‘불통·독선’ 말을 듣지 않도록 변해야 한다. 그것이 야당에 국정 책임을 느끼게 해 반대를 위한 반대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이다.
'時事論壇 > 핫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美·유럽 고립주의 시대' 새로운 국가전략 세워야 한다 (0) | 2016.06.16 |
---|---|
[단독]2017년 AIIB 연차총회 후보지에 한국 선정 (0) | 2016.06.15 |
[한삼희의 환경칼럼] 경유차가 문제는 문제다 (0) | 2016.06.12 |
[중앙시평] 대통령의 경제 성적 (0) | 2016.06.07 |
[사설]'파리클럽' 가입해도 75세 노인이 일해야 살 수 있는 나라 (0) | 2016.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