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8.06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혹독한 더위
서늘한 광한궁의 신선들과 어울리나? | 酷熱 萬國渾如在烘中(만국혼여재홍중)
童童翠樹寂無風(동동취수적무풍)
葵扇揮來不見功(규선휘래불견공)
廣漢宮裏伴仙翁(광한궁리반선옹) |
고려 후기의 문인 근재(謹齋) 안축(安軸·1282 ~1348)이 지었다.
새롭게 등장한 사대부의 한 사람으로 참신한 작품을 다수 창작했다.
700년 전 어느 해 여름도 대단히 무더웠던가 보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뜨자마자 온 세상이 용광로 속으로 들어간 듯하다.
벌겋게 달아오른 하늘 아래에는 바람이 한 점도 없어 모든 것이 축 늘어졌다.
온몸이 땀에 젖었으나 부채를 아무리 부친들 소용이 없다.
견딜 수 없는 이 찜통더위를 어떻게 벗어날까?
높은 하늘 위 신선들이 사는 궁전은 서늘하여 지내기 좋겠지.
날개만 달 수 있다면 신선들과 만난다는 핑계를 대고 날아가고 싶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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