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09.24)
승려와 수수께끼/ 랜디 코미사 이은선/ 바다출판사/ 2001/ 238p 320.4-ㅋ486ㅅ/ [정독]인사자실서고2(직원에게 신청) |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가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 이나모리 가즈오/ 신정길/ 서돌/ 2010/ 209 p 325.04-ㅇ683ㅇ/ [정독]인사자실(2동2층) |
[經-財 북리뷰] 승려와 수수께끼 (조선일보 2013.12.08 유한빛 기자) |
▲ 승려와 수수께끼 랜디 코미사 지음ㅣ송소영 옮김ㅣ이콘ㅣ2012년/ 248쪽ㅣ1만5000원 ‘달걀 하나를 1미터 아래로 떨어뜨리되 이 달걀이 깨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체 실업률(2.8%)보다 배 이상 높다. 구직자는 많은데 취업문을 통과하기는 녹록지 않다. 연봉·복지·근로환경 등 조건이 구직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일자리는 더 적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돈을 빌려주고, 한 번 실패해도 재기할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은행들은 공동으로 청년창업재단을 세워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투자해주겠다고 한다. 조언 몇 마디다. 언뜻 우화집이나 종교책인 듯 싶은 제목을 단 ‘승려와 수수께끼’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가인 랜디 코미사(Randy Komisar)가 자신의 사례를 토대로 쓴 창업에 대한 책이다. ‘장례물품을 파는 온라인몰, 퓨너럴스닷컴(Funerals.com)’이라는 사업아이템을 들고 온, 하지만 창업과 투자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는 레니라는 예비창업자의 사례를 통해 창업 전(前) 과정을 풀어냈다. 창업자의 시각이 아닌, 투자자의 입장에서다. ‘장례식 문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온라인 유통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그러니 장례물품을 파는 온라인상점 사업은 유망하다’는 단순한 등식이다. 사업계획에 대한 준비와 태도도 어설프다. 투자자를 앞에 두고 전화를 받기 위해 뛰쳐나가거나, 구체적인 근거 없이 1년 후엔 1000만달러, 3년이 지나면 1억달러짜리 사업이 될 거라며 설득하는 식이다. 저자의 반응은 냉정했다. “장황하게 설명하지 말고 결론만 말씀해주시죠.” 시장의 규모는 큰가,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할 수 있는가, 이런 작업이 가능한 팀원들이 구성됐는가. 투자를 받으려는 예비창업자들은 정확한 시장조사와 상품 분석으로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사업 아이디어, 함께 일할 팀원, 사업계획이 있을 뿐 독점 시장이나 핵심 특허처럼 획기적인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기대치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투자자들은 사업이 실패하거나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 궁극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액 등 위험 부담과 대가를 따져 투자규모와 회사의 가치를 평가한다. 창업자의 열정만으로 투자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란 뜻이다. 사업 계획서를 완성한다. 관이나 장례식용 꽃을 팔려던 처음의 계획에서 방향을 틀어 시한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 등 돌봄 서비스, 유산 정리 지원 등을 해주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업을 구상해온 것. 상담 등의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추가로 이용할 땐 기간별 이용료를 내는 식으로 수입 모델도 구축했다. 마침내 레니는 “형식은 거칠지만 잠재력은 있다”는 합격점을 얻어낸다. 떨어뜨리는 높이를 1.5미터로 조정하고 바닥에 닿기 전에 잡으면 된다.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시야를 넓히면 조건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미얀마 여행길에서 만난 승려가 한 질문에 대해 코미사가 생각해낸 답이다. 그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벤처사업가 겸 벤처투자자가 되게 한 지혜이기도 하다. 일의 순번을 순서대로 나열한 창업 서적에 질렸다면, 혹은 재미 있게 창업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책 마지막에 실린 수강노트의 내용들도 유익하다. ‘왜 사업을 시작하는가’ 처럼 창업에 앞서 생각해 볼 거리들부터, 사업계획을 구상할 때 따져봐야 할 ‘마케팅의 대상, 경쟁자, 차별점’ 같은 구체적인 요소까지 깔끔하게 정리해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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