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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생 배경은?…'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바람아님 2016. 10. 2. 09:23

(조선일보 2016.06.07 뉴시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복잡한 현대를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역사)
사토 마사루/ 신정원/ 역사의아침/ 2016236쪽
909-ㅅ172ㅎ/ [정독]인사자실(새로들어온책)

일본의 사회 논객 사토 마사루가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를 통해 
난해하고 방대한 역사를 제대로 읽기 위한 비결을 제시했다. 

'오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가려냈다. 
제국주의, 민족 문제, 종교 분쟁 등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서다. 
현대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것이다.

우선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와 짝을 이뤄서 나타난다고 본다.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자본주의에 눈뜬 서구 열강이 더 큰 이익을 좇아 해외로 
눈을 돌렸고, 서로 치열한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날선 대립,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의 반발, 
미얀마를 손에 쥐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까지. 사토는 열강이 힘을 앞세워 국경을 허물고 세계로 영향력을 
뻗치는 모양새가 19세기 말과 닮았다고 짚는다. 

민족 문제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정세를 예로 든다. 
우크라이나 서부와 동남부는 역사적으로 상반된 민족의식이
형성됐다. 서부 주민들은 우크라이나인이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자각하며 러시아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반면, 동남부 주민들은 친러시아 성향을 지니며 현재의 친서방 정권에 불편함을 느낀다. 

혼란스런 우크라이나 정세의 배경에는 이처럼 서로 다른 내셔널리즘의 충돌이라는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토 마사루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일본과 오키나와, 중국과 소수민족 관계 등을 고려할 때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고 전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종교 이념이 한계를 잃고 난폭해진 이유로, 신제국주의를 지목한다. 
이 주의의 영향으로 사회 위기가 고조됐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리주의적인 운동이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이슬람주의를 기치로 내건 IS와 EU를 비교해 EU의 본질을 '기독교 공동체'로 규정한다.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공유하는 유럽이 구제국주의의 산물인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이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EU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접근하면, 현재 EU가 러시아로 뻗어나가지 않는 이유나 터키의 EU 가입이 여의치 않은 이유가 
수면 위로 나온다. EU가 가톨릭 문화권의 산물이므로 정교회 문화권을 포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36쪽, 신정원 옮김, 1만3000원, 역사의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