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내 물질 재활용 패러다임 열어"..일본, 노벨상 3년 연속 수상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일본 학자인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오스미 교수를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 단독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 내 불필요하거나 퇴화한 단백질, 소기관을 재활용하는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현상을 연구해왔다.
1960년대 세포가 세포막으로 내부 기관을 감싸 파괴하고 이를 소화작용하는 기관인 리소좀으로 이동시킨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최근까지 이 현상의 의미에 대해 밝혀진 바가 없었다.
오스미 교수는 1980년대 현미경 관찰로 세포 내에서 오토파지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후 연구를 통해 오토파지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특히 효모균을 이용해서 오토파지에 필수적인 유전자를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파지 기전에 이상이 생기면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 신경난치병, 암, 당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오토파지 현상이 발생하는 과정을 밝혀내면 이 같은 신경난치병과 암을 치료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노벨위원회는 "오스미 교수의 발견은 세포가 어떻게 세포 내 물질을 재활용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냈다"며 "그의 발견은 감염에 대한 반응 등 여러 생리 과정에서 오토파지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의 토마스 페를만 총장은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오스미 교수가 이(수상)를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우 매우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45년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오스미 교수는 일본 도쿄대 조교수와 자연과학연구기구 기초생물학연구소 교수 등을 지냈다.
그는 이날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된 뒤 가진 교도통신과의 통화에서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첫 소감을 말했다.
이로써 작년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일본 기타사토(北里)대 특별영예교수에 이어 일본은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을 배출했다. 또한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냈다.
일본은 오스미 교수를 포함해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작년까지 일본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3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 등으로 총 24명(미국 국적자 2명 포함)이었다.
수상자들에게는 800만 크로네(약 11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노벨생리의학상은 1905년 이래로 이 부문에서 107번째로 수여되는 것이며 올해 노벨상 가운데 가장 먼저 발표됐다.
노벨생리의학상에 이어 물리학상, 화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문학상이 차례로 발표된다.
노벨상 日오스미 '자가포식' 50년 외길..파킨슨병 치료도 희망
연합뉴스 2016.10.03. 20:00
오토파지 제어 유전자 세계 최초 발견…젊은 연구자엔 '도전' 강조
3일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단독 수상자로 결정된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는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현상에 매달려 온 연구자다.
1945년 후쿠오카(福岡) 출신인 그는 1967년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록펠러대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세포 내 손상된 소기관이나 불필요한 단백질 등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오토파지' 현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1988년 도쿄대 조교수에 이어 아이치(愛知)현의 기초생물학연구소 교수, 도쿄공업대 특임교수 등을 거쳐 2014년부터는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로 재직해 왔다.
오스미 교수가 주력해 온 오토파지는 세포에 핵이 있는 모든 생물이 갖고 있으면서도 세포 내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은 단백질 등을 이상이 발생하기 전에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세포에 영양이 부족할 경우 단백질을 분해해 새로운 단백질이나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현상이다.
그는 효모 세포를 이용해 오토파지 현상 규명에 집중해 1993년에 이 현상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후 유사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을 잇따라 발견해 각각의 유전자의 기능을 분석하는 등 오토파지 현상을 규명하는데 힘을 쏟아왔다.
오스미 교수의 이런 연구 성과는 파킨슨병 등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파킨슨병 등 신경과 관련된 질병에서 오토파지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미 교수는 이런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06년 일본학사원상, 2012년에는 교토상, 2015년에는 게이오의학상, 올해는 윌리상 등 권위있는 상들을 잇따라 수상했다.
그는 3일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확정된 뒤 요코하마(橫浜)에 있는 도쿄공업대 연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처럼 기초 생물학을 계속해 온 사람이 이런 식으로 평가를 받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과학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도전을 강조했다.
노벨상은커녕… 국내 의대논문 세계 346위
동아일보 2016-10-03 03:00:00
국내 최고의 인재가 모인 한국 의학계가 논문의 질적 수준에서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본보와 한국연구재단이 세계적인 학술정보 제공 기관인 톰슨로이터의 논문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논문 피인용 횟수와 발표 건수를 분석한 결과 국내 의대는 모두 300위권 밖으로 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으로 국내 의대 중 1위인 울산대 의대가 세계 346위, 2위인 서울대는 358위에 그쳤다.
본보와 한국연구재단은 의학과 약학, 화학, 재료공학(물리학 포함) 등 4개 기초과학 분야에서 피인용 횟수가 많은 세계 상위 10% 논문을 분석했다. 이들 4개 분야는 과학 분야 노벨상이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인 점을 감안해 선정했다. 피인용 상위 10%의 논문에 인용된 논문 수가 많은 연구자일수록 세계적인 우수 연구에 기여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논문 피인용 횟수를 활용해 연구자의 순수 연구력만을 평가한 것은 국내 최초다.
의학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분야에서 국내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2014년 기준 세 분야 모두 국내 1위는 서울대였다. 서울대는 재료공학 세계 15위, 화학 28위, 약학 62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의대는 성적 상위 0.4% 최고 수재들이 진학하는 곳이다. 이런 의대가 연구 능력에서는 후진국 수준에 머무르며 나머지 과학 분야의 성적보다 뒤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의술은 최고로 평가되지만 기초의학은 그에 비해 한참 뒤져 있다는 게 이번 분석으로 드러났다. 이번 기회에 기초의학의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범부처 중장기 정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일부터 2016년 각 부문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이어진다. 해마다 노벨상 과학 분야 수상자를 예측해 온 톰슨로이터가 최근 발표한 올 노벨상 후보 명단에는 여전히 한국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화학 등 일부 기초학문 분야와 달리 의학에서는 지금과 같이 기초의학을 도외시하는 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향후 몇십 년이 지나도 요원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형석기자 , 전주영기자 , 차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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