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조는 성과연봉제 반대, 현대차 노조는 임금피크제 반대와 임금 인상이 요구 조건이다.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는 능력 위주 임금 체계 도입,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해소에 필요한 제도다. 청년 실업난 상황에선 더더욱 필요하다. 그런데도 두 노조가 끝까지 투쟁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 정년(停年)까지 월급 최대로 받아내되 경쟁 없이 편안하게 살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머릿속에 기업의 장래와 미래 세대는 없다. 지금 당장 있는 대로 빼먹고 나와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주의와 한탕주의뿐이다.
돈을 많이 받는다면 개개인 경쟁력이 높고, 조직 내 사기도 높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같은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는 26.8시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14.7시간이 걸린다. 임금은 한국 노동자가 20% 더 높다. 철도 노조는 수년 전 수서발(發) 별도의 고속철도 회사를 설립하는 것에 극구 반대해 왔다. 경쟁은 무조건 싫어한다. 막강한 노조의 집행부 선거는 정치인 선거 뺨친다. 다음 노조 선거를 놓고 노조 내 파벌들이 "끝까지 싸우겠다"는 선명성 경쟁을 한다.
연봉 1억원 노조원들이 붉은 띠 두르며 시위·파업하는 사이, 9월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 감소했고,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소의 30% 수준으로 추락했다. 4일에는 철도 노조가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한다고 한다.
노동 관련법이 만들어지고 노조를 보호하게 된 것은 근로자들이 가난한 약자였기 때문이다. 지금 붉은 띠 두른 연봉 1억짜리 근로자들은 가난하지도 않고 약자도 아니다. 이들은 막대한 이익을 지키고 확대하기 위해 모인 특수 이익집단이다. 노조라는 외피를 쓰고 법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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