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12.20 허윤희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국립고궁박물관 나란히 새 특별전]
'때깔…' 우리 삶에 깃든 색 조명
'영건…' 궁궐 건축의 비밀 밝혀
한곳에선 오색찬란한 색(色)으로 눈이 즐겁고, 다른 곳에선 조선 궁궐 건축의 속살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경복궁 안에 위치한 두 국립박물관에서 각각 열리고 있는 특별전 얘기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에선 한국인의 삶에 투영된 색의 상징과 색감의 의미를 보여주는 '때(時)깔(色),
우리 삶에 스민 색깔'전이 한창이다. 천진기 관장은 "한국의 무지개는 오색(五色)이다.
우리 민족의 근간이 되는 색은 '하양(白)-검정(黑)-빨강(赤)-파랑(靑)-노랑(黃)'의 다섯 가지 색"이라고 했다.
백색 코너에 재현된‘선비의 방’. 선반에 놓인 백자 항아리와 편병 등이 조선 시대 선비들의 소박하고
절제된 생활을 보여준다. 오른쪽 위에 걸린‘달항아리’사진은 사진작가 구본창의 작품이다. /국립민속박물관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 불릴 정도로 우리 민족이 사랑했던 흰색을 소개하며 전시가 시작된다.
입구에 걸린 흰색 두루마기는 조선 선비들의 소박하고 절제된 생활을 보여준다.
노르베르트 베버가 '고요한 아침의 나라'(1915)에서 "일본 남자들의 탁한 회색 옷들 사이로 한국 촌로들의 눈부신 흰옷이
섞여들기 시작했다"고 썼을 정도로 선조들은 흰옷을 즐겨 입었다.
검정은 조선 시대에 격식과 위엄을 상징했다. 검은 관모, 관복 등에서 볼 수 있다.
푸른색에선 청화백자 등을 통해 자연을 이상향으로 삼았던 선조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고귀와 위엄을 상징하는 황색 코너에는 황룡포를 입은 고종황제의 어진과 오조룡보 등 황실 관련 자료들이 나왔다.
색은 시대마다 의미와 상징이 달랐다.
붉은색이 특히 그랬다. 적초의(赤綃衣)를 입은 '흥선대원군 초상'(보물 제1499호)에서 붉은색은 권위를 상징하고,
동짓날 먹는 붉은 팥죽이나 고사 지낼 때 올리는 시루떡엔 구복벽사(求福辟邪)의 의미가 담겼다.
6·25전쟁 이후 빨강은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부정적 이미지였지만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열정의 상징이자
사회적 결속을 뜻하게 됐다.
과거 유물뿐 아니라 현대 작품까지 총 350여 점을 전시해 오늘날의 관점까지 풍성하게 담았다.
내년 2월 26일까지. (02)3704-3153
민속박물관을 나와 몇 분만 발걸음을 옮기면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이다.
조선 건축술의 진수인 궁궐 건축의 비밀을 밝히는 '영건(營建), 조선 궁궐을 짓다'전이 열리고 있다.
1833년 화재로 소실된 창덕궁 건물을 재건하는 과정을 기록한 '창덕궁 영건도감의궤',
경희궁과 주변 풍경을 먹선으로 그린 '서궐도안(西闕圖案)', 낙선재 상량문 현판 등 180여 점이 나왔다.
'창덕궁 영건도감 의궤'(1834년). 보물 제1901-2호. /국립고궁박물관
궁궐 영건은 소규모의 보수 공사라도 국왕의 승인을 거쳐야 했다.
1865년(고종 2년) 2월부터 1867년(고종 4년) 12월까지 경복궁 중건 내용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영건일감'에는
공사에 들어간 각종 자재와 인력을 조달하는 과정이 상세히 적혀 있다.
"지방에서 잡아 올린 석수(石手)들은 도망치는 습속이 갈수록 심하다.…
샅샅이 찾아내 데리고 와서 막중한 대공사에 폐해가 미치지 않도록 한다."
전시장에 나온 여러 현판, 장척(長尺·나무로 만든 자)과 철물 등 도구, 남아 있는 부재, 궁궐 내부 도배지 등을 통해
당시 건축 기술과 미감을 엿볼 수 있다. 내년 2월 19일까지. (02)3701-7643
<< 게시자 추가 자료 - 오방색 >>
오방색(五方色) : 오행의 각 기운과 직결된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다섯 가지 기본색.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서 풀어낸 다섯 가지 순수하고 섞음이 없는 기본색을 오정색(正色, 定色, 五方色)이라 불렀으며 오색(五色), 오채(五彩)라고 하였다. 청은 동방, 적은 남방, 황은 중앙, 백은 서방, 흑은 북방으로 오방이 주된 골격을 이루며 양(陽)의 색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방색 [五方色] (색채용어사전, 2007., 도서출판 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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