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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영험한 기운 속에 핀 설화를 만나리…'눈의 나라' 태백산 국립공원

바람아님 2017. 2. 7. 00:48
조선일보 : 2017.02.03 07:47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은 눈비 맞은 이튿날 더욱 신령스럽고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며 한동안 눈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장군봉 등로에서 만난 주목.

 
유일사주차장~천제단~문수봉~당골광장 11.3km 산행
 
승용차가 영월군에 접어들 때까지만 해도 산은 잿빛 늦가을 분위기에 갇혀 있었다. 상동면으로 진입할 때는 창문을 열어도 바람이 차지 않다 싶을만큼 날씨가 포근했다. 화방재로 올라서는 사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산릉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밤하늘에서 내린 보석 비를 맞은 듯했고, 설릉은 코발트빛 하늘과 어우러져 더욱 찬란했다. 해발 1,500m대 백두대간이자 태백산의 겨울 참모습이었다.
 

태백의 산릉은 변신의 대가였다. 연둣빛 신록, 분홍빛 철쭉꽃밭, 오색빛 단풍으로 빛나다가 겨울이 오자 화려한 눈꽃 세상으로 또 한 번 변신했다. 천제단 가는 길.

천제단에서 하단으로 내려서다 바라본 부쇠봉 일원. 오른쪽 능선이 백두대간이며, 왼쪽 능선은 문수봉으로 뻗는다.

설화 만발한 낙엽송 숲길. 유일사 진입로.

 
화석같은 분위기의 주목에서 익살스런 포즈를 취했다. 문수봉 가는 길에 있다.

눈꽃 세상이다. 모든 것이 맑고, 모든 것이 빛난다. 태백은 이렇듯 겨울이면 순백의 세계를 이룬다. 유일사 부근.

 
산길은 더욱 흥겨워졌다. 마디마디 굵은 혹을 단 참나무는 몸을 이리저리 뒤틀면서도 어젯밤 내린 눈으로 치장한 채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은 푸르름 잃지 않은 채 겨울을 즐기고 있었다.
 

화려한 눈꽃 위에 핀 천제단.

돌탑 다섯 기가 세워진 문수봉 정상. 함백산에서 금대봉을 거쳐 두타·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삼수령에서 갈래 친 낙동정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조망처다.

문수봉으로 향하면서 바라본 망경사.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