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6.12 한삼희 논설위원)
미국 에디슨전력회사 시슬러 사장이 1957년 이승만 대통령을 방문하면서 석탄·우라늄을 담은 상자를 들고 갔다.
시슬러 사장은 '우라늄 1g이 석탄 3t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며 원자력에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1959년 대통령직속 원자력원(院)을 발족시켰고 기술 인력을 미국 원자력 훈련기관에 파견했다.
1958년 한양대, 1959년엔 서울대에 원자핵공학과가 설립됐다.
▶원자력 산업 주춧돌은 박정희 대통령이 마련했다.
1967년 500MW급 원전 2기를 1976년까지 건설한다는 장기전원개발계획을 확정했다. 고리1호기 기공식이 경남 양산군
(현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에서 열린 것은 1971년 3월 19일이었다. 659MW 발전용량의 고리1호기는 외국 차관을
절반 이상 끌어들여 1978년 7월 20일 준공됐다. 당시 전력 설비용량의 9%를 담당했다.
▶고리1호 건설 현장 사무소는 1970년 시골 여인숙에 간판을 달고 출발했다. 고리는 그때만 해도 오지(奧地)였다.
한전 사장을 지낸 이종훈씨는 '한국은 어떻게 원자력 강국이 되었나' 저서에서
"직원들은 그날그날 작업 목표 공정이 다 된 것을 확인한 후 밤 11시나 돼야 퇴근했다"고 적었다.
고리1호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이 설계~자재 구매~시공~시운전까지 일체 책임을 맡았다.
국내 업체(현대건설 동아건설)는 부지 조성과 토건 자재·노무 인력 공급 정도를 맡았다.
▶미국 환경정책 전문가 마이클 셸런버거가 올 2월 쓴 언론 기고문(The nuclear industry must change, or die)에서
반복적으로 '한국 원전 산업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최신 노형(爐型) 설비보다 더 중요한 것이 표준화(標準化)와 건설·운전 경험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반핵 단체들 때문에 안전성을 강화한다고 계속 설비를 덧붙이고 노형을 바꿔왔다.
한국은 설비를 표준화하고 꾸준히 원전을 지은 덕분에 기자재를 싼값에 공급받고, 부품 호환성도 커지고,
재고 관리가 용이하고, 무엇보다 전문 인력이 풍부하고, 그래서 안전성도 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리1호기가 설계수명 30년에서 10년을 더 연장 가동한 끝에 오는 19일 멈춰 선다.
정부가 재작년 후쿠시마 사고와 원전 비리를 감안해 영구정지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고리1호기가 전력 생산의 초임계(超臨界) 상태에 도달한 것이 1977년 6월 19일이었다.
꼭 40년을 열심히 일해오다 이제 해체-폐기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고리1호기, 정말 애썼다.
< 原電 폐로산업 관련 기사 > |
국내 기업 폐로 산업의 현주소는…(조선경제 뉴스2017. 4. 3) -.2030년까지 6163억원 투입 계획 잔류 방사능 측정·복구 기술 등 全주기 원전 시스템 수출 위한 해체 기술력 확보에 적극 투자 우리나라는 이미 폐로 경험이 있습니다. 1960년대 미국에서 들여온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3'이 수명을 다하자 우리나라 연구팀이 1998년부터 10년에 걸쳐 해체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제염·절단, 부지 복원 등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을 개발해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의료·소재 연구에 활용하는 연구용 원자로는 출력이 수십 킬로와트(㎾) 수준에 불과합니다. 수백~수천 메가와트(㎿)의 출력을 내는 상업용 원전보다 훨씬 작을 뿐 아니라 처리해야 할 방사성 폐기물도 많지 않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용 원자로 해체가 실험실 수준이라면 상업용 원전 폐로는 공장 이상의 규모"라고 말합니다. 현재 한국의 상업용 원자로 해체 기술력은 선진국의 70%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입니다. |
원전 폐로(廢爐)의 '경제학' (조선경제 2017. 4. 4) '고리 1호기' 40년 만에 廢爐… 전 세계 原電 해체 시장 200조원 설계 당시 수명이었던 2007년 6월이 지나면서 안전성 검사 등을 거쳐 한 차례 계속(연장) 운전을 허가받고 10년간 더 가동됐습니다. 이 원전이 가동을 멈추면 해체 수순을 밟게 됩니다. 수십년 동안 엄청난 방사선을 내뿜어온 거대한 장치를 해체하는 일이다 보니 사회적 관심도 높습니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원전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이제 원전 건설뿐 아니라 해체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세상] 문닫는 고리 1호기, 1조 原電 폐로산업 새 장 연다(조선경제 2015.06.13) 베일벗는 고리1호기 폐로사업, "6개 분야-20개 기업 육성해야"(조선경제 2015.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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