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포럼>법치·동맹 흔드는 '反美親北 선동'

바람아님 2017. 6. 15. 10:19
문화일보 2017.06.14. 12:00

새 정부 들어서 강경좌파 세력과 일부 지역민들의 행태가 벌써 도를 넘고 있다. 최근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기지로 가는 유일한 길목을 가로막고 통행하는 일체의 차량을 검문하는 이들의 행태가 일반 국민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성주 사드 포대는 레이더를 움직일 고압 전기 송전망을 아직 갖추지 못해 비상 발전기를 돌려 임시로 운용해야 할 형편인데, 이에 필요한 충분한 유류를 수송하지 못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레이더가 작동되지 못했다고 한다. 미군은 비상수단으로 헬기를 동원하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명백한 불법(不法) 도로 점거와 권한 없는 불법 검문·검색으로 인해 국가안보상 중요한 활동들이 위축되고 있지만, 경찰은 충돌을 우려해 방관 수준에 머문 위축된 공권력임을 드러내고 있고, 성주군도 퇴거명령 같은 행정 조치를 아직 내리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하나의 불미스러운 사건은, 지난 10일 의정부시가 오랜 준비를 거쳐 마련한 ‘주한미군 제2사단 창단 100주년 기념 콘서트’가 민주노총, 노동당 등 단체들의 항의, 그리고 출연 예정이던 연예인들과 그 기획사를 상대로 한 누리꾼들의 무차별 공격으로 출연 예정자들이 대거 불참하게 돼 파행으로 끝났다는 것이다. 이 행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데는 2002년 미 2사단 소속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효순·미선 15주기’를 사흘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미군 위안 잔치가 가당치 않다는 논거가 작동한 것이라고 한다.


15년 전에 발생한 효순·미선 양의 비극은 가슴 아픈 기억이지만, 그것을 한·미 동맹의 결속을 깨는 데 불쏘시개로 사용하려는 생각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죽음과 같이 회복 불가능한 비극은 증오와 저주 같은 악감정을 자꾸 폭발시키는 방법으론 결코 치유되거나 씻길 수 없다. 자비와 사랑 같은 선한 감정을 증대시키는 끈질긴 노력만이 비극의 현장을 용서와 화해, 창조적인 건설의 지평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6·25 전쟁 때 병력의 3분의 1 희생까지 감수하면서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우리와 힘을 합쳐 싸웠고, 지난 52년 동안 의정부에 기지를 두고 국가 안보에 일익을 담당해준 미 2사단의 평택 이전을 앞둔 시점에 국민적 감사의 표시는 우리의 품격과 자존의 당당한 표현임을 알아야 한다.


반미친북(反美親北) 단체들은 어떻게 해서든 한·미 동맹 관계를 균열시키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가 어찌 되든 우리끼리의 통일만 이루면 된다는 환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런 이데올로기적 환상이 넘쳐나도록 국가 공권력이 방임하고 조장한다면 그것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수많은 영령에게 죄를 짓는 일이요 대한민국의 장래를 팔아넘기는 악행이나 다름없다. 다양한 대내외적 안보 위협에 경각심을 가지고 깨어 있지 못한 국가는 참된 의미의 국가일 수 없다. 그런 정신 상태의 국가라면 이미 허울 좋은 껍데기뿐인 국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사회와 국가공동체가 권위와 품격, 질서 안정을 잃어버리면 안에서부터 무너질 수밖에 없다. 가정하기 싫지만, 나라가 무너지면 국민이 보트피플이나 이방을 구차히 떠도는 난민 신세가 아니면 권력의 노예로 전락할 수 있다. 현대 국가의 많은 기능 중 특히 질서 안정을 위한 공권력의 정상 상태 유지의 중요성을 잠시도 놓쳐선 안 된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필요할 때 제구실을 다하는 국가 공권력이 확립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