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9.01 유석재 기자) 돌도끼에 맞은 두개골… 전쟁은 어떻게 시작됐나 문명과 전쟁 아자 가트 지음|오숙은·이재만 옮김|교유서가|1064쪽|5만3000원 석기시대 유적인 독일 오프네트 동굴에선 따로 쌓아 놓은 사람 두개골 34개가 발견됐는데, 곳곳에 돌도끼에 맞아 생긴 구멍이 나 있었다. 인류는 원래 이렇게 잔혹했던 것일까?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교수이자 군사학 전문가인 저자의 대답은 '그렇다'다. 수렵 채집 단계의 인류는 동물과 마찬가지로 생존과 번식을 위해 싸웠고, 이것이 전쟁의 기원이 됐다. 이 방대한 책은 역사학·정치학부터 인류학·뇌과학까지 아우르며 지난 200만년 동안 전쟁이 '진화'해 온 모습을 통찰한다. 외부 집단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능적 적의(敵意)는 군비 경쟁의 근원이 됐고, 친족 유대는 종족 중심주의와 민주주의로 변형됐다는 것이다. 최근 전쟁의 빈도가 낮아진 것은 '폭력보다는 평화를 통해 욕구를 충족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지만, 근대화에 실패한 지구상의 일부 사회는 여전히 폭력의 불씨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
(조선일보 2017.09.01 정상혁 기자) [하이퍼이미지] 잠에 취한 미술사 배트맨(Batman)이 아니라, 그냥 맨(Man)이다. 불편한 자세로 책상에서 곯아떨어진 그의 등 뒤로 부엉이와 박쥐 떼가 날아오른다. 바닥엔 웬 스라소니 한 마리가 앉아 있는데, 고양잇과 동물답게 어떤 괴물의 낌새를 눈치챈 듯 놀란 눈을 치켜뜬다. 미국 코믹스를 연상시키는 이 미스터리한 풍경 한 귀퉁이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적혀 있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 ~1828)의 에칭. 당시의 미신과 악습에 대한 풍자가 담긴 작품이다. 합리성이 지배하는 낮의 이마가 바닥에 닿자, 무의식에 가라앉아 있던 나쁜 생각이 스멀스멀 깨어나는 장면. 과학과 계몽의 시대였음에도 혁명과 전쟁의 광기에서 고야는 인간의 추악을 발견하고야 만 것이다. 아마 남자는 종이에 뭔가를 쓰다가 잠든 것 같다. 지혜의 여신과 함께 다닌다는 부엉이, 그중 한 마리가 펜을 쥐고 남자에게 건네려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숙면이 아닌 쪽잠이라는 점에서, 깨어 있으려는 의지가 남자의 상반신에 잔존한다는 점에서 이 잠은 희망적이다. 잠에서 깨어나 무엇을 쓰게 될 것인가. 괴물은 예술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성(理性)이 아니라 이성(異性)이 잠들어도 괴물은 눈뜬다. 자나깨나 인간은 불안한 존재. '잠에 취한 미술사'(백종옥 지음·미술문화 刊) 127쪽에서. 잠에 취한 미술사 (달콤한 잠에 빠진 예술가들) 백종옥 지음 | 미술문화 | 2017년 08월 31일 | 24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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