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바다위 도시' 완공 24시간 해양생태계 연구
화산으로 생긴 '진짜' 섬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만든 '인공섬'이 그 주인공이다. 바다 위에 도시를 만들겠다는 과학자들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의 꿈은 헛된 망상에 불과할까 아니면 과학이 이뤄낸 현실일까.
2008년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이 10억달러를 '시스테딩연구소'에 투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패티 프리드먼이 설립한 시스테딩연구소의 목표는 2014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만에 해상도시를 짓고 100여 명에 달하는 사람을 이주시키는 것이었다. 석유시추선처럼 바다 한가운데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활용하면 인공섬을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었다. 문제는 '장소'. 초기 많은 투자를 받으며 주목받았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던 시스테딩연구소는 올해 초 적도 인근 남태평양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인공섬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은 '환초(산호초만으로 이루어진 둥근 모양의 섬)'가 많아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을 뿐 아니라 북동 무역풍과 남동 무역풍이 만나면서 바람이 상쇄돼 기후도 안정된 곳이다. 조 쿼크 시스테딩연구소 매니저는 학술지 '네이처'와 인터뷰하며 "인공섬은 새로운 과학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거주지를 잃게 될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폴리네시아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조금씩 국토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있다.
네이처는 처음 이 프로젝트가 공개됐을 때 많은 과학자들이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시스테딩연구소가 만든 벤처기업 '블루 프런티어'는 지난 몇 년간 인공섬 건설을 위한 수많은 연구를 이어왔다. MOU 체결 이후 이들은 대규모 콘퍼런스를 열고 그동안 인공섬 구축을 위해 쌓아온 다양한 연구를 공개했다.
바다 위에 구조물을 띄운 뒤 시추선을 세울 때와 마찬가지로 바다 밑에 구멍을 뚫어 닻을 내리듯 단단히 고정시킨다. 현대 시추선이 해수면에서 12㎞ 깊이의 땅속까지 뚫을 수 있는 만큼 타히티섬 인근의 얕은 바다에 구조물을 고정시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렇게 만든 구조물을 퍼즐 조립하듯이 엮은 뒤 그 위에 거주시설을 만든다. 2020년 건설 예정인 프로토타입 인공섬 건설에 필요한 예상 비용은 약 6억달러에 달한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네이처는 "첫 구조물이 만들어진 뒤 시스테딩연구소는 인공섬이 단순한 눈속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프로젝트는 과거 무정부주의자들을 위한 '오아시스'를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 해수담수화, 신재생에너지 연구, 바다 식량 생산 등 '과학 연구소 건립'으로 방향을 틀었다.
네이처는 "일부 생태학자들이 인공섬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탄탄한 과학과 기술이 이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섬이 과학자들에게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24시간 해양 생태계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네일 데이비스 UC캘리포니아 교수는 "인공섬은 육지에 있는 연구소와 바다 위에 떠 있는 선박 연구의 간극을 메울 수 있다"며 "해양 생태계 연구에 있어서 인공섬은 저렴하면서도 연속적인 연구를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인공섬에서는 산호초가 서식하는 지역의 모니터링이 실시간으로 가능한 만큼 기후변화로 높아지는 수온과 산성도 변화 등을 토대로 해양 생태계 연구를 기존보다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다.
이달 29일 블루 프런티어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블루 프런티어는 폴리네시아 정부와 인공섬 건설을 위한 법률 초안이 곧 완성되면 이르면 2018년부터 공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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