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장관 "성희롱의 법적 구성요건 재정립 예정"
남성들이 여성을 유혹하는 데 거리낌이 없기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캣콜링’이라고 불리는 거리 성희롱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마를렌 시아파 프랑스 성평등 장관이 내년 의회 표결을 목표로 거리 성희롱 금지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고 16일 보도했다. 규제 대상이 될 거리 성희롱에는 직접 몸을 만지는 행위뿐 아니라 유혹을 빌미로 한 언어적 성희롱 및 성적 모욕감을 주는 행위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시아파 장관은 “10~20㎝ 거리에서 얼굴을 들이밀고 이야기하는 것, 몇 블록이나 뒤따라오는 것, 전화번호를 17차례나 물어보는 것”을 예로 들었다.
여성들은 거리 성희롱에 대해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다. 거리 성추행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할라백 등은 2014년에 한 여성이 10시간 동안 미국 뉴욕 거리를 걸으며 108번이나 거리 성희롱을 당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반향을 얻기도 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여성이 자신을 거리에서 성희롱한 남성들의 사진과 그들의 발언을 한 달간 인스타그램에 연쇄적으로 올렸다.
벨기에서는 이미 2014년 거리 성희롱 금지법이 통과됐고, 포르투갈과 페루에서도 관련 법안이 만들어졌다.
유혹이나 친밀감의 표시와 성희롱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아파 장관은 “우리는 친밀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지점,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지점, 그리고 괴롭힘을 당한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지점을 잘 안다”고 일축했다. 그는 태스크포스에서 의원·경찰·법관들이 협력해 성희롱의 법적 구성요건을 새로 정립할 예정이라며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총체적으로 다시 정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거리 성희롱의 벌금 수준을 수천 유로 정도로 언급하기도 했다.
성평등을 강조해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최근 수십 건의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게 2012년 수여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의 서훈 취소 절차를 시작했다며, 정부가 법적으로 성폭력을 더 잘 정의할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生活文化 >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에서 유행 중인 ‘다리로 트렁크 문 닫기’ (0) | 2017.10.21 |
---|---|
'아랍공주?'… 만화에서 나온 것 같은 미모 여성의 정체 (0) | 2017.10.19 |
온난화로 가라앉는 타히티에 '인공섬' 띄운다 (0) | 2017.10.17 |
[월드피플+] 자신의 아파트 전체를 숲으로 만든 여성 (0) | 2017.10.15 |
SNS 다리털 사진 탓…강간 위협 받은 女모델 (0) | 2017.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