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18.01.18. 14:30
일제가 덕수궁 남서쪽 구석으로 옮긴 이 덕수궁 광명문이 80년 만에 제자리를 찾는다. 1938년 이전된 것이 마침내 원래 자리 함녕전(咸寧殿)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그 안에 어색하게 비치돼 있던 자격루와 흥천사지 동종은 향후 1년 간 보존처리에 들어간다.
18일 문화재청은 "덕수궁 광명문 위치를 복원하는 공사를 올 봄 시작해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04년 덕수궁 화재 발생 당시 함녕전은 소실됐지만 광명문은 화마를 피해갔던 문이다. 하지만 일제가 1930년대에 석조전 서관을 증축하고 이왕가미미술관을 개관함에 따라 지금 자리로 강제 이전됐다. 그러고는 물시계인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1462년 제작된 '흥천사명 동종'(보물 제1460호)이 내부에 놓여졌다. 기존의 정문 역할을 잃게 된 것이다.
올 봄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건물 내 자격루와 흥천사명 동종은 일단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년가량 보존처리에 들어간다. 이후 자격루는 조선 왕실 유물을 관리하는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불교 문화재인 흥천사명 동종도 행선지 이전을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자격루는 조선 세종 16년(1434)에 제작됐다. 물의 증감량으로 시간을 측량하는 기구로, 현재 남은 것은 중종 31년(1536) 창경궁 보루각에 있는 다시 만든 장치의 일부 뿐이다. 흥천사명 동종은 15세기 최고의 장인들이 만든 공예품으로, 흥천사가 16세기 화제를 겪었을 때도 보존됐으나, 이후 관리는 거의 방치 상태나 다름 없었다.
[김시균 기자]
'生活文化 > 그때그일그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왕 앞에 몸 던진 여성 참정권 운동, 100년 지나 '미투'로 (0) | 2018.02.09 |
---|---|
실종됐던 ‘조선왕실 어책(御冊)‘ 150여년만에 佛에서 돌아왔다 (0) | 2018.02.01 |
19세기 말·20세기 초 서양인이 본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0) | 2018.01.16 |
"그래, 이 맛이야" 미원·미풍 금반지 전쟁 그시절 올까 (0) | 2018.01.07 |
[조선의 잡史]천의 얼굴로 풍자… 스탠딩 코미디언 (0) | 2018.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