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전시·공연

제129회 이달의 보도사진상 - 분단시대의 고고학

바람아님 2013. 11. 18. 20:49
한국사진기자협회(KPPA 회장:홍인기)는 제129회 '이달의 보도사진상'을 선정했다. 매월 발표되는 이달의 보도사진상은

spot news, general news, feature 등 11개 부문에서 전국 신문 통신사 등 소속회원 500여 명이 전월에 취재한 보도사진

작품 중에서 각 부문별로 인터넷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수상작 5편은 다음과 같다.

 


<각 부문 최우수상>
- art&entertainment 부문 | 마법의 숲 불꽃향연 - 임열수(경인일보)
- feature 부문 | 달 위를 걷다 - 김도훈(연합뉴스)
- nature 부문 | 여기서 이러면 안돼 "여긴 내 구역이야!" - 강희만(한라일보)
- sports action 부문 | 아찔한 순간! - 김두홍(스포츠월드)
- 시사스토리 부문 | 분단시대의 고고학 - 임병식(연합뉴스)



↑ ▲ 궁예성터가 남아 있는 중부전선 철원평야 비무장지대(DMZ)의 아침. 과거에 대부분 논이었던 까닭에 곳곳에 크고 작은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있다. 일찍이 궁예가 도읍으로 삼았을 정도로 비옥한 곡창지대이자 교통 요충지다. 그만큼 이곳을 두고 한국전쟁 당시 남북한은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았다. 김일성이 철원을 빼앗기고 3일 간 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60년 전 핏빛으로 물들었던 이곳은 역설적으로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무인지대'로 남았다.

↑ ▲ 중서부전선 연천 DMZ의 새벽. 남방한계선의 경계등이 DMZ를 밝히고 있다. 이 불빛 행렬의 길이는 248㎞로 매일 밤 한반도의 중앙을 가른다.

↑ ▲ '봉인된 전투'. 중부전선에서 장병이 GOP 야간 경계근무를 앞두고 실탄을 준비하고 있다. 정전협정 이후에도 DMZ 내에서는 크고 작은 전투가 이어졌다. 정전협정은 말 그대로 전투를 '봉인'시켜 한반도를 전쟁과 평화 사이에 두었다.

↑ ▲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뒤로 하고 공동경비구역(JSA) 장병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남북한이 DMZ 없이 직접 마주보고 있는 JSA는 정전협정의 산물이다.

↑ ▲ 거대한 분단. 비가 그친 중서부전선에서 병사가 끝 없이 이어진 남방한계선과 DMZ를 바라보고 있다.

↑ ▲ 한국전쟁 참전 중공군 천뤄비 씨가 참전 당시 군복입은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중국인민지원군으로 1953년 참전해 1955년 5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중국은 당시 정부가 수립된 지 1년 밖에 안 된 신생 공산국가였다. 하지만 유엔군을 한반도 남쪽으로 몰아내며 정전협정의 서명자로 자신들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중화인민공화국이 국민당 정권을 누르고 국제질서에 '정식 데뷔'하게 된 무대라고 평가한다. 천러뷔 씨의 참전은 한국전쟁이 한민족 간의 적대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국제정치의 역학관계 아래에 진행됐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상 총 5개 (이외 6개 부문은 수상작 없음)

※ 더 자세한 각 부문별 수상작 및 출품작은 www.kppa.or.k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작품 설명 : 전쟁과 평화 사이의 휴전 상태가 어느덧 60년. 휴전이 가져온 분단은 한반도 주민들에게 일상이 됐다.

비무장지대를 의미하는 군사용어인 'DMZ'는 각종 상품명으로 여기저기 눈에 띈다. 군생활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 몰이를

하고 있고 '종북'이라는 단어는 뉴스에 자주 들린다. 6자 회담의 '6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드물지만 누구나 그

회담이 한반도 평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분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유교사상을

모르는 철부지도 명절 때 성묘를 가는 것처럼 60년 전 전쟁을 모르는 젊은이들도 최전방 철책에 서서 북한군을 주시한다.

어쩌면 분단은 고고학자들이 찾아나서는 유물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 전혀 관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정신세계

와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유물 아닌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이 낡은 유물인 '분단'은 실제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