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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우리의 미래인가? / 제국의 품격

바람아님 2018. 9. 15. 15:36



脫원전 선언한 영국은 왜 다시 원전을 지었나


(조선일보 2018.09.15 신동흔 기자)


원자력 우리의 미래인가?원자력 우리의 미래인가?

데이비드 엘리엇 엮음|이지민 옮김|교보문고|384쪽|1만6000원


우리나라는 지난해 '탈(脫)원전'을 선언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추구하는 것은 분명 선(善)이지만, 그리 간단하게 '착한 나라'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예컨대, 영국은 탈원전을 했다가 10년 전부터 다시 원전을 짓고 있고,

독일·네덜란드·스페인은 신규 건설은 않지만 기존 원자로 수명을 늘리는 형태로

여전히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수명을 연장시킨 원자로까지 폐쇄해 버린다.


영국이 2007년 '무(無) 신규 원전' 원칙을 버리고 원전 건설을 재개할 때 공론화를 촉발시킨

책이다. 저자들은 인류가 탄소 배출 에너지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단을 찾는 동안은 원자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도 지난여름 폭염(暴炎)으로 몇 차례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책은 후손에 부담을 넘기는 방사능 폐기물의 문제점, 원전 반대의 논지, 원자로 작동 원리 등 원자력에 관한 한

거의 모든 정보와 지식을 망라했다. 독자들은 읽고서 자기 입장을 정하면 된다.

타인(他人)의 생각을 답습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원제는 'Nuclear or Not?'   



'자유'에 대한 집착이 영국의 근대를 이끌었다


(조선일보 2018.09.15 유석재 기자)


제국의 품격제국의 품격
박지향 지음|21세기북스|364쪽|2만5000원


산업혁명은 그 많은 나라 중에서 왜 영국에서 먼저 시작됐는가?

저자는 '개신교 신앙, 과학적이고 경험주의적인 전통'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든다.

개신교도에게는 부(富)를 쌓거나 물질적 재화를 축적하는 것이 더 이상 죄악이 아니었다.

이보다 더욱 영국적인 특성을 보인 것이 후자였다.

면직물 공업이든 증기기관이든 작업 현장에서 조금 더 개선해보려는 의지를 가진

기술자들이 이뤄낸 미시적 발명이 쌓이고 쌓여 거대한 산업화를 낳았다.


국내 대표적 영국사 전공자로 꼽히는 저자의 서울대 정년퇴임작인 이 책은 '유라시아 변방의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라는, 어쩌면 세계사의 굵직한 맥(脈)이었으되 그동안 우리가 별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주제를 다룬다. 영국은 세계 최초의 의회민주주의 제도를 수립했고 산업혁명과 제국(帝國)을 일으켰으며,

자본주의, 사상·표현의 자유, 과학기술을 꽃피웠다.

근대(近代)를 규정짓는 숱한 요소가 영국에서 본격화됐다.


영국이 가진 성공의 키워드는 '자유'였다. 자유에 대한 영국인의 집착은 남달랐다.

왕의 자의적 통치를 제한하는 데서 시작해 의회, 법, 재산권의 제도적 안착을 거쳤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개방 사회로 방향을 틀었다. 자유의 물결을 타고 바다를 제패한 그들은 상업을 확산시켰고

세계는 그들이 일궈낸 자유무역주의 흐름 속에서 재편됐다. 이제 유럽에서 떨어져 나가려는 영국에는

다시 돌아갈 제국 같은 건 없지만, 그 가치와 교훈만큼은 쉽게 잊히지 않으리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