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山의 향기' 외

(조선일보 2018.10.27)

	초협력 사회 피터 터친 지음, 이경남 옮김, 최정규 감수, 생각의힘, 376쪽, 1만8000원. 놀라울 정도로 협력하는 인간의 초사회성은 인간 행위를 개체들의 이해타산, 경쟁, 갈등의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이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피터 터친은 인간의 탁월한 협력 능력은 전쟁에 의해 추동되었다고 주장한다. 전쟁이 협력하는 인간 사회의 진화를 이끌어냈고 그렇게 규모가 커진 인간 사회가 궁극적으로 전쟁을 줄일 거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인간의 본능/ 케네스 밀러 지음, 김성훈 옮김, 더난출판,  416 p, 1만8000원. 신을 믿는 진화론자 케네스 밀러 미국 브라운대 교수가 진화론을 강의한다. 저자는 "진화론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말을 한심한 주장이라고 싸잡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단지 진화의 산물이라고 할 때 인간은 무의미하게 몸부림치는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에 불과하게 된다. 여기에서 오는 공포와 불안이 진화론에 대한 저항을 부른다. 진화를 말하려면 과학·철학·문학·역사를 포괄해야 한다.
	우리 시대의 스테디셀러/ 이근미 지음, 이다북스, 288 p, 1만7000원. 스테디셀러는 판매 순위와 관계없이 꾸준히 읽히는 책을 말한다. 해방 후부터 2000년대까지 국내 출간 책 중 스테디셀러를 살펴본다. 1950년대 '백범일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60년대 '광장'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70년대 '무소유'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80년대 '원미동 사람들' '이문열 삼국지', 90년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토지', 2000년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엄마를 부탁해' 등.
	카이스트 미래전략 2019/ 김영사, 620 p, 2만5000원.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미래전략연구센터가 매주 '국가 미래 전략 정기 토론회'에서 각 분야 전문가 500여명의 참여를 통해 공유한 주제별 전망과 전략의 결과물이다. 2019년 메가 트랜드와 핵심 전략을 담았다.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4차 산업혁명과 남북 관계의 급격한 변화에서 무엇이 바뀌고 어떻게 기회를 잡을 것인가.
	山의 향기/ 정정현 지음, 기파랑, 275쪽, 1만7000원. 전국 거의 모든 산을 오른 35년 경력 사진기자가 그동안 사진으로만 표현하지 못한 산 이야기를 담았다. 남양주 운길산에서 다산 정약용의 소박한 인품을 떠올리고, 전북 부안 변산에서 애절한 삶을 살다간 기생 매창을 그리워한다. 인왕산·월악산·광덕산·마이산·무등산·태백산·계룡산 등 24개 명산에 얽힌 사람과 역사의 자취를 풀었다. 저자는 "사실에 근거하면서도 친근한 내용으로 접근했다"고 했다.
	김풍기 교수와 함께 읽는 오언당음/ 교유서가, 2만2000원. '오언당음(五言唐音)'은 조선 지식인들이 원나라 때 편집된 당시(唐詩) 선집의 본론 격인 '정음' 부분을 중심으로 오언절구만을 뽑아서 편집한 책이다. 당나라 초기부터 후기까지 시대순으로 편집된 이 책은 조선 후기 사대부들에게 한시 창작의 교과서처럼 널리 읽혔다.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이 '오언당음'을 새로운 평설로 소개한다. 해석의 여지를 즐기며 음미하다 보면 시가 더욱 마음에 와 닿을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