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들판>
끝이 시작이다/곰탱이
이른 봄부터 준비한 축제는 이제 끝이 났다 추위를 이기라고 짚으로 감싸 주었던 많은 나무를 잃기도 했다.
쌓인눈 채 녹기도 전부터 커다란 전지 가위를 들고 틈실한 열매를 황치기,제화(적화),수분작업,열매솎기(적과),봉지 씌우기,소독,제초작업,등 분주한 봄,초여름을 보내고 가믐이 극심할때는 밤새며 물을 퍼올려 목말라 하는 나무들의 갈증을 식혀 주었다.
물길내기와 더불어 낙과 수집처리작업이 수순이고 비가 몹씨 오거나 태풍이 부는 날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뜬눈으로 밤샌날도 부지기 수다.
어렵사리 여름을 넘기면 본격적인 출하를 위해 넓은 과수원에 반사판 깔기, 사과 열매 돌려놓기,잎따기등으로 골고루 햇빛을 받아 때깔 좋게 익도록 만든다. 사과는 모두 따서 저온 저장 창고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또 한해가 흘러가고 잠시도 쉴틈없이 소임을 다한 반사필름 걷어내고 또다시 동해방지 작업이 시작된다.
天心이 도와 주지 않으면 늘 인건비 건지기도 어렵다. 필요한 지출외는 여간해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 소비위축이 되다 보니 아직도 사과를 다 판매하지 못하고 비싼 창고료 내면서 보관하고 있다.
아! 언제나 이런 걱정 않하고 농사 짓는날이 오려나, 추위에 떨고 있을 나무들을 감싸줄 짚 한아름 안고 과수원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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