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피터 자이한 지음/홍지수 옮김 김앤김북스 펴냄
지금까지 '패권국가' 미국의 동인(動因)은 석유라는 에너지 확보였다. 10여 년 전 만해도 미국의 연간 석유수입량은 일본 중국 독일의 수입량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그런데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미국이 더 이상 해외 석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 것이다. 셰일 혁명 때문이다. 책은 미국 셰일산업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런 변화가 세계 질서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지 분석한다. 미국이 북미대륙 외 지역으로부터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게 되면, 미국과 세계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 즉 '세계 경찰'로서 역할을 하지 않게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분석한 책이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시장도 경찰도 아니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대로 미국은 이제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떠맡을 의사가 없고 그럴 필요도 없게 됐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경제적으로는 브레튼우즈체제가 해체되고 안보상으로도 동맹외교가 필요없게 됐다. 미국은 중동과 세계로부터 자유롭게 됐다. 만약, 중국이 도전해오면 자신이 구축한 자유무역질서를 비틀면 그만이다. 미국은 대외의존도가 매우 낮다. 전체 수출과 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25%, 12.9% 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캐나다 및 멕시코와의 교역을 제외하면 이 수치는 3분의 1로 줄어든다. 더구나 이제 에너지마저 수입의존도가 제로가 됐으니 세계 질서 유지에 별 관심이 없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저자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 한국의 나아갈 방향을 조언하는데, 그것은 바로 미국이 중국과 일본을 동시에 통제하는데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지속적을 인식시키고 미국과 전략적 동맹관계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저자 피터 자이한(Peter Zeihan)은 최근 미국에서도 '핫한' 저자다. 지리학, 인구통계학, 경제학, 기술, 에너지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결합해 새로운 지정학적 분석을 내놓는 지정학 전략가다. 저서로 이 책(The Absent Superpower)과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The Accidental Superpower)이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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