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2.02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다니엘 핑크 '드라이브'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알쓸신잡'이란 방송에 출연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알쓸신잡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줄임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알아두면 쓸데없는"이다.
처음부터 어떠한 이야기를 해야 쓸모가 있을까 고민하지 않고 순간순간의 흐름을 타고
대본도 없이 진행되는 포맷이었다. 순수한 호기심과 지식욕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쓸모가 있어야 할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모든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쓸모'를 가늠한다.
새로운 제품이 나왔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것을 구입할지,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이 사람이 회사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예측하고 그 쓸모를 판단한다.
그리고 더 쓸모가 있다고 생각되면 높은 가격이나 연봉을 책정한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평가의 잣대가 일률적일 때는 유효하다.
그러나 미래는 다르다.
제품 하나 없는 회사의 시장가치가 제품을 파는 회사보다 높고, 대학교 졸업장 하나 없는 CEO 가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주도한다. 이들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바로 남들은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일에서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고 몰입하는 것이라고 세계적인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는 자신의 책 '드라이브: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 부여의 힘'(청림출판)에서 말한다.
드라이브 :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 부여의 힘
다니엘 핑크 지음/김주환 옮김/ 청림출판/ 2011/ 321 p
325.345-ㅍ99ㄷ/ [정독]인사자실/ [양천]책누리실(2층)
창의성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시각으로 답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그런데 "더 창의적인 답"을 찾으라고 더 많은 돈과 보상을 제공하면 과연 효과적일까?
놀랍게도 여러 실험을 통해 검증된 답은 정반대다.
더 많이, 더 빨리 답을 찾으라고 보상을 많이 제공할수록,
창의적인 답은 더 적게, 더 느리게 나온다.
이미 답이 있는 문제―더 많은 생산이 필요하고, 더 빨리 뛰어야 하고―에
대해서는 경쟁과 보상이 효과적일지라도,
아직 답이 없는 문제―새로운 발명이 필요하고, 신선한 접근이 요구되는―에
대해서는 역효과가 나는 것이다. 핑크는 책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심리학, 사회학, 뇌과학 연구들을 언급한다.
미래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는 "돈을 더 많이 줄 테니 더 많이 일하라"로 움직이지 않는다.
"네가 좋아하는 게 뭐니? 네 마음대로 한번 해봐"라고 자율성을 부여할 때 비로소 드라이브가 걸린다.
당근과 채찍의 20세기 방법론을 버리고 모든 사람 안에 있는 순수한 호기심과 탐구욕을 믿어볼 때다.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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