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아인슈타인이 숨졌을 때 뉴욕타임스에 실렸던 조사(弔辭)다. 시공간의 절대성을 허문 그는 과학자로선 ‘절대성’을 누렸다. 인류의 아이콘도 됐다.
그렇다면 그는 언제부터 ‘궁금해하는 인간’이었을까. 그 스스론 네댓 살 때로 기억한다. 몸이 아파 침대에 누워 있던 그에게 아버지가 나침반을 전해줬을 때라는 것이다. 이리저리 돌려보고 뒤집어 봐도 바늘이 일정한 방향을 가리키는 걸 보곤 너무 흥분한 탓에 온몸이 떨렸다고 한다. 그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은 “숨겨진 힘 장(場)의 영향을 받아서 움직이는 자석 바늘이 평생 그를 자극했던 신비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인슈타인 자신은 “이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근원적인 무엇인가가 숨겨져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고 했다.
예상보다 자북이 너무 빨리 이동해서다. 원래 자북은 고정돼 있지 않다. 지난 세기엔 캐나다 일대에서 1년에 9.6㎞ 정도 움직였다. 그게 가속되더니 2000년엔 56㎞까지 갔다가 2015년에 48㎞ 정도로 줄었다. 2015년 모델을 발표할 땐 감속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고 한다. 그런데 2017년 말 측정했더니 55㎞였다. 속칭 ‘폴라 익스프레스(북극 급행)’란 표현이 나온 배경이다. 부랴부랴 고친 이유다. 문제는 왜 속도가 빨라졌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지구 내부(외핵)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다고 짐작할 뿐이다.
다시 아인슈타인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사자의 꼬리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또 이런 말도 했다.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체험은 신비다. 신비는 참 예술과 과학의 요람에 있는 근본 감정이다.” 진실로 탐구되길 기다리는 신비가 적지 않다.
고정애 탐사보도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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