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2.13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나해란의 뇌과학 교실]
10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아인슈타인보다 뇌가 더 컸대요
뇌 크기와 지능
'뇌가 크면 똑똑할까'라는 궁금증을 한 번쯤은 가져 봤을 겁니다.
'얼큰이'나 '짱구'라고 놀림당하면 '대신 머리가 크니까 그만큼 더 똑똑할 거야'라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뇌 크기와 똑똑함은 별 관련이 없습니다.
대부분 연구에 따르면 뇌 크기와 지능은 상관없다고 해요.
대표적인 천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뇌도 보통 사람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하지요.
10만년 전 지구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뇌 부피는 1430㏄로 현대인 뇌 부피(1300㏄)보다 10%가량 더 컸습니다.
그렇지만 지능은 현 인류에 비할 바가 못 됐죠. 뇌의 크기와 지능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 뇌 크기보다는 연결망이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에 따라 '똑똑함'이 결정된대요. /게티이미지뱅크
인간보다 뇌 용량이 더 큰 동물도 많습니다. 돌고래나 코끼리처럼 덩치가 큰 동물은 뇌도 그만큼 더 큽니다.
그럼에도 지능은 인간보다 높지 않아요.
그래서 서로 다른 동물 간에 뇌 크기를 비교할 때는 '몸집에 비해 뇌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를 봅니다.
그렇게 몸과 뇌 크기 비율을 보면 사람과 쥐가 비슷한 두뇌 크기를 가졌다는데, 쥐가 사람만큼 똑똑하지는 않죠.
크기가 아니라면 우수한 뇌를 결정하는 요인은 뭘까요.
최근에 나온 뇌 영상 기술은 CT·MRI로는 불가능했던 뇌 속 구조를 볼 수 있게 해줬는데,
좋은 두뇌는 뇌 세포 연결망이 남달랐다고 합니다.
뇌의 크기가 같더라도 뇌 세포들이 서로 얼마나 정교하게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망을 갖췄는지에 따라
일하는 속도나 능력이 달라진답니다. 똑똑한 뇌일수록 연결망이 탄탄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뇌는 평균적으로 369㏄ 정도랍니다.
키가 크거나 팔다리가 자라는 속도와 비교했을 때 뇌는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합니다.
두 살만 돼도 어른 뇌 크기의 80%까지 자라난답니다. 이후 성장하면서 뇌는 조금 더 자랍니다.
청소년기가 되면 복잡한 생각을 할 수 있는 똑똑한 어른 뇌 세포로 바뀝니다.
뇌 세포 연결망을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상대적으로 필요없는 연결망은 가지치기를 해버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많이 쓰는 뇌 세포 연결망은 남겨두고, 잘 쓰지 않는 연결망은 없애는 방식으로 '뇌 세포 가지치기'를 하는 거죠.
그러면 똑똑한 뇌를 만들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화초에 물을 주듯 뇌 세포에 자극을 주면 연결망이 촘촘해집니다.
뇌 세포에 자극을 주려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고 해요.
새로운 소리를 듣고,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생각을 하면 뇌의 연결망이 늘어나면서 더 똑똑해진다는 것이지요.
'날 때부터 머리가 나쁘니 난 공부를 못할 거야' 같은 말은 핑계일 뿐이라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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