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2.02 김상윤 기자)
에너지 자급자족하게 된 미국, 세계 경찰에서 손 뗀다면…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피터 자이한 지음|홍지수 옮김|김앤김북스|544쪽|1만9000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며칠 뒤 이라크 미군 공군기지를 방문해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의 경찰일 순 없다.
우리는 세계의 호구(sucker)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했던 안보 체제와 자유무역 질서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셰일은 석유를 함유한 암석의 일종이며, 셰일오일은 이 암석층을 고압의 모래,
물로 파쇄해 뽑아낸 석유다.
미국 셰일 업계는 기존 산유국들의 공세를 이겨내고 셰일의 생산성을 최근 급격히
끌어올렸고, 몇 달 전 미국을 세계 1위 산유국으로 만들었다.
미국 국무부 출신 지정학 전략가이자 민간 정보기업 스트랫포(Stratfor)에서 부사장을 지낸 저자는
이 '셰일 혁명'이 미국이 세계 문제에 초연해지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셰일오일이 미국과 세계를 잇는 강력한 연결고리였던 원유 수입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이 세계 질서를 계속 유지할지도 모른다는 헛된 생각을 떨쳐버리게 하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는 미국이 셰일을 통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함에 따라 지정학적 질서가 어떻게 변할지도 예측한다.
핵심은 무질서 속 3개의 전쟁이다.
러시아는 주변 국가를 흡수하려 들며 유럽에서 도발할 것이며,
중동에선 이란 군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을 장악하기 위해 사막을 건널 것이고,
에너지 위기에 처한 중국과 일본이 해상전에 돌입해 동북아 주변국도 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이 구축한 질서 아래 눈부신 성과를 낸 한국도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며
"이제 새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출판사 서평 |
우리가 알던 세계가 끝나가고 있다 미군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할 수 없으며, 미국은 세계의 호구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 ‘새로운 미국의 시대’를 선언하면서 경제적 굴복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한 지 1년 만이다.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지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미국은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데 신물이 났고, 따라서 적극적으로 그 질서를 허물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은 미국 주도의 안보동맹과 자유무역으로 대변되던 브레튼우즈 체제가 끝나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제는 세계 인구구조가 급격히 역전되면서 세계 소비가 줄고, 세계 경제가 긴축 기조에 돌입하는 바로 그런 때에 미국이 세계에서 자리를 비우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이 세계 질서 유지에서 손을 떼는 순간, 미국이 통제해온 지정학적 갈등들이 분출하고, 세계를 거대한 무질서 속으로 밀어 넣게 된다.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 자이한은 미국이 가진 힘의 원천이 무엇이고,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질서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구구조의 변화, 지정학, 셰일 혁명으로 인해 21세기의 세계가 어떻게 무질서에 빠져들게 되는지를 분석하였다.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는 2014년 이후 미국에서 본격화된 셰일 혁명이 어떻게 가능했고, 그리고 게임 체인저로서 세계를 어떻게 바꾸어놓을 것인지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나아가 초강대국 미국이 왜 세계 질서 유지에서 손을 떼게 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동반구의 권력 중심부들에서 어떤 지정학적 충돌들이 전개될지 놀라운 분석력으로 펼쳐 보인다. 특히 향후 동아시아에서 중국, 일본, 한국 사이에 전개될 일련의 충돌에 대한 지정학적 분석은 가히 동아시아 지정학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소련 제국에 맞서는 안보 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자신의 시장을 내주고 경제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소련 제국은 이미 30여 년 전에 무너졌다. 러시아는 소련이 아니고, 중국은 소련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자유무역 질서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건 자신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이다. 안보 동맹도 자유 무역도 이제 그 효용을 다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셰일 혁명을 통해 에너지 자급에 이미 도달한 상태이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에 아쉬울 게 없으며, 세계가 미국에 대해 아쉬워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이 주도해온 안보 동맹은 해체되거나 약화된다. 북대서양조약 기구는 유명무실해진다. 러시아는 독일과 서유럽을 위협할 정도로 강하지 않으며, 서유럽도 러시아에 점령당할 정도로 약하지 않다. 게다가 독일은 에너지의 35%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가 상당 기간 동안 혼란에 빠지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들이 서로 갈등하는 상황에 처하도록 내버려 둔다. 경쟁국들이 미국에 대한 시장 접근을 통해 계속 부상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과거의 동맹이라 할지라도 더 이상 일방적인 시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미국은 자신의 부재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높이게 되고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모두가 미국을 필요로 하게 되지만 미국은 그다지 세계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 미국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개별 국가들과 안보든, 시장이든 거래를 하게 된다. 미국을 관심을 끌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조차 없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하릴없이 세계의 무질서 속으로 끌려들어가게 된다. 석유가 없다면 인터넷도 없고 휴대전화도 없고, 제대로 된 농업도 존재하지 못한다. 2006년 미국은 석유 12.4mbpd를 수입했다. 일본과 중국과 독일의 수입량을 합한 것보다 많은 양이다. 2016년 무렵, 미국은 거의 에너지 자급 수준에 도달했고, 2019년이면 에너지 순수출국이 된다. 지금도 기술 혁신을 통해 손익분기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다. 북미 지역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최적의 셰일이 매장되어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오직 미국만이 지질, 법적 규제 여건, 가용자본, 셰일을 채굴할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력 등 여러 요건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셰일 혁명은 순전히 미국적인 사건이다. 상황에서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 책은 미국 셰일 산업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런 변화가 세계 체제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지 분석한다. 미국이 북미 대륙 외의 지역으로부터 더 이상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게 되면, 미국과 세계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서 다시 산업화가 일어나고, 세계 질서의 붕괴에 가속도가 붙게 되며, 향후 20년 동안 세계의 모습을 만들어갈 일련의 광범위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진다. 셰일 혁명이 21세기 세계질서를 바꾸어 놓을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순간, 러시아 군대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게 된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러시아 국경선은 한참을 뒤로 물러났지만 방어해야 할 국경선의 길이는 오히려 더 길어졌다. 완충지대는 줄어들고 변경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더 짧아졌다. 인구마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전략적인 입지는 단순히 위태로운 수준에서 재앙적인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선택할 최선의 방법은 러시아의 지정학적 여건을 바꿔서 소규모 군대로도 충분히 방어 가능한 국가를 만드는 일이다. 러시아가 원하는 보다 안전한 국경을 확보하려면 팽창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러시아가 인구감소에서 살아남으려면,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발트 3국, 아르메니아 등 주변 국가들을 흡수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러시아와 유럽 간에 넓은 지역에 걸쳐 펼쳐질 처절한 군사적 충돌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유 럽과 러시아의 경계선을 결정하게 된다. 이 전쟁에서 관건은 러시아의 도발에 미국이 아니라 독일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세계 에너지 유통도 없게 된 지금, 중동의 안정은 더 이상 미국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 한때 25만 명이 넘기도 했던 중동 주둔 미군의 수는 이제 15,000명 선에 그치고 있다. 초대형항공모항도 일년에 반 이상을 페르시아 만을 떠나 있다. 미국의 철수로 중동은 브레튼우즈 협정 이전의 힘의 균형이 존재하던 세계로 되돌아가고 있고, 지역 맹주를 노리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갈등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이란의 군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지대를 장악하기 위해 사막을 건너게 된다. 페르시아 만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공급사슬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동북아시아의 나라들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급받을 수 있는 원유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중국, 일본, 한국 등은 자국의 경제가 계속 작동하게 하려면 수천 마일을 항해해 페르시아 만으로 가서 얼마 안 남은 원유라도 구매하고, 직접 유조선을 호송해 먼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방법밖에 없다. 안정적인 원유 확보와 수송을 위해 남중국해와 동남아시아의 거점을 장악해야 하는 중국과 일본은 해상전에 돌입하게 되고, 주변국들도 여기에 휩쓸리게 된다. 막강하다. 미국이 동아시아로부터 한발 물러서기로 결정하면 사실상 이 지역의 바다를 일본에 넘겨주게 된다. 일본은 지리적 위치 덕분에 자신의 군사 [예스24 제공] |
블로그내 같이 읽을 거리 : (주제 - 미국 없는 세계)
(디지털타임스 2019.01.29) 저자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 한국의 나아갈 방향을 조언하는데,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
(조선일보 2018.08.18)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349.42-ㅈ122ㅇ [정독]인사자실/ [강서]2층 |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29] 집권만 하면 나라는 사라져도 되는가? (조선일보 2017.01.03) 디네시 더수자 '미국이 없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가?' 미국이 없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가? |
에너지 수급을 분석하고 새로운 기회임을 강조한 저서 :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언론으로 부터 외면 받아고 한겨레신문에 한건 있다. 에너지 빅뱅 : 에너지가 세상의 판을 바꾼다! |
“에너지 정책 대전환으로 북핵·환경까지 해결을” (한겨레신문 2017-11-06) <에너지 빅뱅> 펴낸 이종헌 <플랫츠> 서울특파원 출처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17648.html 저자 소개
에너지 전문가(서울특파원)이다. 2015년 유가의 급락과 장기 저유가 시대의 도래를 예측한 베스트셀러 『오일의 공포』(공저)를 저술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3년부터 에너지와 경제, 북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왔으며, 미국 UPI통신 특파원과 서울지국장으로 일하며 한반도 관련 기사를 전 세계에 타전했다. 꽉 막힌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에너지임을 깨닫고 오랫동안 에너지 문제에 몰두해왔으며 미국의 언론, 학계의 지인들과 ‘EAST-ASIA-INTEL.COM’이란 인터넷 매체(워싱턴 소재)를 만들어 한반도와 아시아의 정세를 연구해왔다. 연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중앙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제정세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올바르게 풀어 나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틈틈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저서로는 『낭만의 길 야만의 길: 발칸동유럽 역사기행』과 『우리가 미처 몰랐던 터키 역사기행』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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