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19.04.04. 01:44
어제 간담회는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에 대한 원로들의 고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배석하지 않았다. 국제신용평가사 S&P 연례협의단과의 면담 일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경제사령탑이 빠진 경제 간담회가 되고 말았다. 더욱이 김수현 정책실장 등 청와대 경제 참모 3명이 나란히 배석한 것과는 달리 경제부처 장관들은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간담회가 ‘만기청람’의 정책 운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경제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경제 활력 방향을 찾기 위한 ‘경제 소통 행보’의 일환으로 간담회를 갖게 됐다고 한다. 청와대의 바람대로 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소통 행보가 되려면 대통령부터 잘못된 확신을 내려놓아야 한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7번이나 지역 경제 투어를 했음에도 정책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정부 정책이 옳다는 독단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 놓인 경제 현실은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최저임금 파격 인상과 친노조 정책 등의 여파로 국내 경기가 바닥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마저 내리막길을 달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어제 미국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세계 경제 70%가 성장둔화를 겪을 것”이라며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이 작년보다 0.4%포인트 낮은 2.6%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넉달 연속 감소 중인 우리의 수출전선에 더 짙은 먹구름이 몰려온다는 얘기다. 이런 경제 난국을 돌파하려면 기업의 발목을 묶는 반시장 정책으론 안 된다. 원로와의 간담회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친시장 정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時事論壇 > 時流談論' 카테고리의 다른 글
[朝鮮칼럼 The Column] 과연 광화문광장이 적절한 공간일까 (0) | 2019.04.06 |
---|---|
[메아리] 대통령이 문젠가, 참모들이 문젠가 (0) | 2019.04.06 |
[김영익의 이코노믹스] 갈수록 일본 닮아가는 경제, 금리 낮고 돈 넘쳐도 안 돌아 (0) | 2019.04.04 |
[팩트체크] 文이 족보있다는 소득주도성장···"검증 안 된 가설" (0) | 2019.04.03 |
[이충재칼럼] 문재인 정부, 도덕적 우월주의 버려라 (0) | 2019.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