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12.19 03:12
이탈리아 전역에 20만개, 밀라노에만 1500여개가 존재하는 에스프레소 카페. 그 전형적인 모습은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에서 잘 묘사되어 나온다. 사람들은 아침에 동네 커피숍에서 만나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남부의 섬 시칠리아에서는 이런 풍경이 커피숍이 아닌 생선가게에서 펼쳐진다.
삼각형 모양의 시칠리아는 세 개의 다른 바다를 면하고 있다. 매일 새벽 항구에는 주변 바다에서 잡히는 참치, 갈치, 고등어, 아귀, 상어, 정어리, 멸치, 오징어, 새우, 조개, 홍합 등이 넘쳐난다. 마치 해물의 만화경을 보는 것 같다. 골목의 생선가게 좌판들도 인근 수산시장으로부터 막 도착한 생선들로 윤기가 가득하다. 갓 잡힌 생선의 냄새가 부드러운 바닷바람과 섞이고, 큼직한 자갈들로 포장된 도로 바닥은 생선 기름으로 반짝인다. 가게 주인들은 각기 다른 톤과 억양으로 외치며 손님을 끈다.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바다를 주제로 살롱이 열린다. 이야기는 새벽에 잡힌 생선과 날씨로 시작되다가 섬의 역사와 추억, 그리고 이방인에 관한 내용으로 옮겨 간다. 시칠리아의 역사가 이방인이었던 본인들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주인은 살롱을 주재하는 호스트처럼 친절하고 주로 대답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작은 마을극장의 무대와 같다.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손님 몇 명은 바로 옆 노천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거기서 구운 생선과 성게알, 고등어 파스타와 화이트 와인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음식은 끼니지만 생선은 기쁨이다." 이들의 속담이다.
남부 이탈리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일곱 생선 저녁(Seven Fish Dinner)'을 먹는다. 일 년 내내 생선가게 앞에 모여 일상을 이야기했던 사람들에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전통이다. 금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시칠리아가 고향인 제자의 집에서 식사 초대를 받았다. 초대 시간은 오후 2시지만 아마 이 생선들을 모두 먹고 나면 파티는 자정 무렵이 되어야 끝날 것이다.
삼각형 모양의 시칠리아는 세 개의 다른 바다를 면하고 있다. 매일 새벽 항구에는 주변 바다에서 잡히는 참치, 갈치, 고등어, 아귀, 상어, 정어리, 멸치, 오징어, 새우, 조개, 홍합 등이 넘쳐난다. 마치 해물의 만화경을 보는 것 같다. 골목의 생선가게 좌판들도 인근 수산시장으로부터 막 도착한 생선들로 윤기가 가득하다. 갓 잡힌 생선의 냄새가 부드러운 바닷바람과 섞이고, 큼직한 자갈들로 포장된 도로 바닥은 생선 기름으로 반짝인다. 가게 주인들은 각기 다른 톤과 억양으로 외치며 손님을 끈다.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바다를 주제로 살롱이 열린다. 이야기는 새벽에 잡힌 생선과 날씨로 시작되다가 섬의 역사와 추억, 그리고 이방인에 관한 내용으로 옮겨 간다. 시칠리아의 역사가 이방인이었던 본인들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주인은 살롱을 주재하는 호스트처럼 친절하고 주로 대답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작은 마을극장의 무대와 같다.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손님 몇 명은 바로 옆 노천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거기서 구운 생선과 성게알, 고등어 파스타와 화이트 와인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음식은 끼니지만 생선은 기쁨이다." 이들의 속담이다.
남부 이탈리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일곱 생선 저녁(Seven Fish Dinner)'을 먹는다. 일 년 내내 생선가게 앞에 모여 일상을 이야기했던 사람들에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전통이다. 금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시칠리아가 고향인 제자의 집에서 식사 초대를 받았다. 초대 시간은 오후 2시지만 아마 이 생선들을 모두 먹고 나면 파티는 자정 무렵이 되어야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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