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0.04.10 한현우 논설위원)
최근까지 남미에서는 외국 여행을 다녀온 부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들 생각했다.
브라질 첫 확진자는 이탈리아에 다녀온 뒤 상파울루 최고의 병원에 입원했다.
에콰도르 첫 환자 역시 스페인에 다녀왔고 우루과이에서는 스페인에 다녀온 사람이 참석한 파티에서 감염자들이 나왔다.
그러나 리우데자네이루 첫 사망자는 63세 가정부였다.
유럽에 다녀온 집주인이 감염 증상이 있는데도 가정부에게 알리지 않았고 그에게서 감염된 가정부는
한 달 만에 숨졌다. 지금 남미에서는 단칸방에 여러 명이 사는 극빈층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계급 불평등을 낳으며 '코로나 디바이드(divide 격차)'를 만들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 뉴욕의 초고소득층은 수영장과 헬스장을 갖춘 교외 별장으로 거처를 옮겨 재택근무를 한다.
아이들은 사립학교의 온라인 강의를 듣고 연 보험료 1억원짜리 민간보험으로 치료를 받는다. 나머지 대다수는 도시에 남지만,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무직과 그렇지 못한 생산·서비스직 사이에 또 격차가 생긴다.
▶미국에서는 흑인들의 코로나 감염률과 사망률이 백인보다 월등히 높다.
위스콘신주 최대 도시 밀워키의 흑인 인구는 전체의 26%이지만 코로나 사망자의 70%가 흑인이다.
미국 전역에서도 흑인이 많은 지역이 백인 다수 지역보다 감염률 3배, 사망률은 6배 높다고 한다.
흑인들의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낮고 기저질환을 가진 비율은 높으며, 보험 가입률도 낮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디지털 취약 계층인 노인들도 고립시키고 있다.
인터넷 쇼핑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은 거의 집 안에 유폐되다시피 한 상태다.
생필품을 사려면 마트에 가야 하는데 최근까지 마스크가 없어 마트에 가지 못했다.
스마트폰을 쓸 줄 몰라 마스크 재고량을 모르니 약국을 전전하며 허탕치기 일쑤였다.
젊은 세대는 집 안에서도 인터넷 게임이나 영화 앱을 활용하지만 노인들은 TV 외엔 시간 보낼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 디바이드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저서 '위험사회'에서 예견한 대로다.
그는 앞으로 '위험'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국경을 넘어 지구화할 것이며,
사회적 계층과 지위에 따라 다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소득과 생활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사람과 자가 격리만으로도 치명적 타격을 입는 사람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된 셈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9/2020040904502.html
위험사회 : 새로운 근대성을 향하여 331.54-ㅂ792ㅇ/ 정독]인사자실(2동2층) | |
글로벌 위험사회/ 원제 Weltrisikogesellschaft 전작 <위험사회>에서 울리히 벡은 우리에게 "궁핍은 계급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라는 유명한 경구를 남김으로써, 이미 현대적 리스크의 글로벌 성격을 강조한 바 있다. 그렇다면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디에 와 있으며, '위험사회' 담론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출판사 서평 및 목차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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