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23. 6. 14. 01:01
차창 밖의 풍경이 막혔던 혈을 뚫어주듯 시원하게 다가왔다. 거기에는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와 높은 건물들 대신 날것의 자연과 삶의 풍경이 서로를 보듬은 채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 자연이, 열려 있는 허공과 탁 트인 시야가 멀미를 가라앉게 만들고 숨을 쉬게 만들어 주었다.
한데 하늘이 두 개였다. 머리 위의 하늘이 모가 자라고 있는 무논에도 들어 있었다. 하늘을 품고 있는 무논이 거울처럼 미끈하면서도 반짝였다.
따져 보면 천·지·인, 그 화응의 조화가 집약된 곳이 그 무논이지 않겠는가. 하늘을 읽지 못하고 땅을 모르면 농사는 지을 수 없다. 천지인이 함께하는 그 농사에는 삿된 것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정성과 노력과 수고만이 필요할 뿐이다. 삶을 경작하는 우리 또한 그리해야 할 일이다. 때를 기다려 최선을 다하는 일, 진인사대천명, 그것만이 튼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
https://v.daum.net/v/20230614010111231
[은미희의동행] 무논이 주는 지혜
[은미희의동행] 무논이 주는 지혜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그렇구나, 언제 심었을까. 그 말은 일종의 감탄사였는데, 차창 밖 풍경이 느른하게 풀어진 내 시선과 주의를 끌었다. 풍경이 바뀐 줄도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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