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전시·공연

[김윤덕이 만난 사람] 죽음의 문턱서 시작된 ‘항해’… “전쟁서 아들 잃은 어머니들 찍고 싶다”

바람아님 2023. 12. 18. 05:26

조선일보 2023. 12. 18. 03:05

40년 사진 인생 회고전 여는 한국현대사진 거장 구본창

어쩌면 ‘항해’의 시작은 그해 여름, 제주 바다였는지도 모른다. 모국의 공기는 폐쇄적이었고, 강렬한 햇빛은 숨통을 조여왔다. 돈도 없고, 친구도 없었다. 저물녘. 바다를 헤엄치다 뭍으로 올라오던 소년이 그를 구원했다. 양팔로 대지를 딛고 솟구치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구본창은 “40년 전 꼬마의 모습에서 맨몸으로 미지의 땅에 들어서는 날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내년 3월까지 한국 현대 사진의 거장 ‘구본창의 항해’전을 연다.

-왜 ‘항해’인가.

“1972년에 찍은 ‘자화상’이 있다. 남해에 놀러 갔다가 먼바다를 응시하는 내 뒷모습을 찍은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향한 동경이 늘 있었다. 인생은 항해와 같다.”

-일흔에 여는 대규모 사진전이다. 시립미술관 1·2층을 다 채운 한국 작가의 전시는 처음 보는 것 같다.

☞구본창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실업에 입사해 6개월 다니다 독일 함부르크 조형미술 대학으로 유학, 사진 디자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열두 번의 한숨’ ‘긴 오후의 미행’을 시작으로 ‘백자’ ‘숨’ ‘태초에’ 연작 등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휴스턴 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리움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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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이 만난 사람] 죽음의 문턱서 시작된 ‘항해’… “전쟁서 아들 잃은 어머니들 찍고 싶다”

 

[김윤덕이 만난 사람] 죽음의 문턱서 시작된 ‘항해’… “전쟁서 아들 잃은 어머니들 찍고 싶다

어쩌면 ‘항해’의 시작은 그해 여름, 제주 바다였는지도 모른다. 모국의 공기는 폐쇄적이었고, 강렬한 햇빛은 숨통을 조여왔다. 돈도 없고, 친구도 없었다. 저물녘. 바다를 헤엄치다 뭍으로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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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주제   구본창의 항해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전시기간    2023.12.14~2024.03.10
관 람 료    무료
휴 관         1월1일 , 매주 월요일

 

구본창 작가가 촬영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