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05.06 허윤희기자)
해외 못 나가던 이 프랑스 걸작… 서울로 첫 나들이
[국립중앙박물관 '오르세'展]
루소의 '뱀을 부리는 여인', 외국 반출 금지 풀고 한국에
모네·고갱·고흐 등 거장의 작품 역대 최대 규모 175점 전시
전시장 맨 끝자락, 무심히 출구로 향하는 관람객 발길을 그림 한 점이 붙든다.
화면을 뒤덮은 진초록 색채, 굽이치는 갈대와 덩굴이 강렬하게 마술적 기운을 발산하고 있다.
배경은 열대의 낙원. 검은 형체만 드러난 여인의 피리 소리에 시커먼 뱀들이 깨어난다.
앙리 루소(1844~1910)의 '뱀을 부리는 여인'(1907). 세관원이었던 화가는 독학으로 그림을 익혀 자연의 원초적인 세계를 독특한
화풍으로 담아냈다.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을 대표하는 이 걸작이 첫 해외 나들이에 나섰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에서 3일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을 대표하는 이 걸작이 첫 해외 나들이에 나섰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에서 3일
개막한 특별전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전(展)'을 위해서다. 원래 오르세미술관이 '해외 반출 금지' 작품으로
지정했지만, 우리 측의 강한 요청으로 내부 규정까지 바꿨다고 한다.
개막식에 참석한 기 코즈발 오르세미술관장은 "전 세계 관람객들이 이 그림을 보려고 오르세에 오는데 한국 전시가 열리는
기간만큼은 불행하게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서울전에는 모네, 고갱, 반 고흐 등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거장들의 명품 회화를 비롯해 조각, 공예, 드로잉, 사진 등 175점을 선보인다. 한국에서 4번째로 열리는 오르세전 중 가장 큰 규모로, 출품작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19세기 예술의 중심지였던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큐레이팅이 역대 전시와의 차별화 포인트.
전시는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1886)으로 시작해, 루소의 '뱀을 부리는 여인'으로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전시는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1886)으로 시작해, 루소의 '뱀을 부리는 여인'으로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광학적 시각을 반영한 신인상주의, 도시를 떠나 원시적 삶을 찾아 나선 고갱과 퐁타방파,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반 고흐와 세잔을
지나 세기말적 상징주의에 이르기까지, 전시장을 따라 걷다보면 근대에서 현대미술로 이어지는 미술사 흐름이 보인다.
'생트 빅투아르 산'(1890년경)을 비롯한 세잔의 회화 석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라 불리는
19세기 말의 초상화와 드로잉, 아르누보 공예품들은 붉은색 전시공간에서 화려한 위용을 뽐낸다.
당시 파리의 건축물과 거리를 포착한 사진들이 대형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당시 파리의 건축물과 거리를 포착한 사진들이 대형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근대성의 상징인 에펠탑의 건축 과정도 10장의 사진으로 볼 수 있다.
1889년 프랑스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만국박람회장에 세워진 에펠탑은 일반인들이 경이로운 공중 체험을 하게 해줬다.
1889년 프랑스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만국박람회장에 세워진 에펠탑은 일반인들이 경이로운 공중 체험을 하게 해줬다.
9000t의 철을 사용해 세운 높이 300m의 건물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었다.
예술가들은 기하학적 형태에서 영감을 얻었으나, 당시엔 찬사보다 비판이 더 쏟아졌다.
철근 구조가 아름다운 파리의 경관을 해치고, 파리의 어디를 가나 이 건물이 쫓아다닌다는 것.
작가 모파상은 늘 에펠탑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그 이유가 "파리에서 에펠탑이 안 보이는 유일한 곳이라서"였다고
한 것은 유명하다. 지금 서울 용산은 19세기 파리다. 8월 31일까지. 관람료 성인 1만2000원. (02)325-1077
특별전 :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전(展)'
장 소 :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
기 간 : 2014년 5월 3일 ~ 8월 31일
관람료 : 성인 1만2000원. 연락처 (02)325-1077
<<전시 홈페이지 : http://www.orsay2014.co.kr/main/ >>
'文學,藝術 > 전시·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년을 외면 받아온 한센인.. "우리 얼굴 사진 전시라니 상상도 못했어" (0) | 2014.07.01 |
---|---|
베르사유宮에 우뚝 선 한국 巨匠(거장)의 자연美 (0) | 2014.06.25 |
LG전자, 김중만·박찬욱 스마트폰 사진전 행사 (0) | 2014.03.25 |
열정의 새 사진작가 정상규, 두번째 개인전 '천상의 舞' (0) | 2014.03.07 |
한국은행 소장 미술품 기획전 (0) | 2014.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