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이 있는 아침] 우포늪 품은 짙은 안개

바람아님 2014. 5. 20. 21:07


짙은 안개가 아늑하게 우포늪을 품고 있다. 작은 배 하나가 고요하게 멈춰서 있고, 햇볕은 두꺼운 안개를 뚫고 무대의 주인공을 비추듯 그 위로 쏟아지고 있다.

사진가 정봉채는 12년 동안 우포늪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에 반한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듯 벅찬 마음으로 오랜 시간 그곳을 찾았다. 우포늪은 1주일에 닷새씩, 비바람을 견디며 자신을 찾아오는 사진가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속살과 같은 비경을 살며시 보여주곤 했다. “우연은 없습니다. 끝없는 관심과 기다림이 작품을 만들어줍니다.” 작가는 그의 사진이 자연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말한다.

신경훈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