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김창균 칼럼] 헌재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바람아님 2025. 3. 6. 01:05

조선일보  2025. 3. 6. 00:15

탄핵소추안 접수된 지 80일… 매일 평의 갖고 논점 토론
재판관끼린 입장 다 알아 몇 대 몇 결론 정해진 셈
거리 압박 헌재 못 움직여… 民心에 부정 영향만 줄 뿐

한동안 뜸했던 지인들 전화가 걸려오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인사치레 안부를 주고받고 나면 어김없이 묻는다.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날 것 같냐”고 . 심지어 법조계 인사들도 같은 질문을 하길래 “내가 거꾸로 묻고 싶다”고 했다. 언론사에 취합되는 정보를 곁눈질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 헌재 돌아가는 사정을 알지 않을까 짐작하는 모양이다.

30년 전 워싱턴 특파원 시절 미국 국무부 관리에게 뭔가를 물었는데 “그 정보는 비밀(confidential)로 분류됐다”는 답이 돌아왔다.....솔직히 한국에선 언론과 취재원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비밀 정보를 주고받는 풍토였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얼마 전 계엄 사태 국정조사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안보 태세를 허물 수 있는 정보를 거침없이 캐묻거나 폭로하는 장면이 TV 생중계로 보도됐다. 이런 불감증 속에서도 판사에게 판결 내용을 미리 묻는 취재만은 금기시된다. 

형식적으로는 심판 선고를 내리는 날 개별 재판관 입장이 공식 확인되는 것이지만 변론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재판관들은 결과가 몇 대 몇으로 나올지 판단이 끝난다는 설명이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넘어간 지 80일이 지났다. 그 사이 재판관들은 수십 차례 머리를 맞대고 심판 논점을 토론했을 것이다. 탄핵 찬반에 대한 일반 국민 여론도 등락 과정을 거쳐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이 문제만을 심사숙고해 온 재판관들의 입장은 진작에 결정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양측 모두 거리의 열기로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분위기다. 대통령 운명을 결정지을 헌재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대학 입학 시험으로 치자면 채점이 끝나고 본부에서 합격자 명단을 추리는 과정이고, 신문에 빗대면 최종판 마감을 마치고 윤전기가 돌면서 배달 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https://v.daum.net/v/20250306001515920
[김창균 칼럼] 헌재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김창균 칼럼] 헌재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한동안 뜸했던 지인들 전화가 걸려오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인사치레 안부를 주고받고 나면 어김없이 묻는다.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날 것 같냐”고 . 심지어 법조계 인사들도 같은 질문을 하

v.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