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52] 10년 지나도 '낯선' LA의 랜드마크

바람아님 2014. 6. 4. 09:33

(출처-조선일보 2013.07.06 정경원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그 이상하게 생긴 건물 말인가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서 행인에게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로 가는 길을 물었더니 
그렇게 되묻는다. 인근의 법원에서 일한다는 그 중년 여성은 친절히 길을 알려주었지만, 올해로 개관 10주년째인 그 건물이 
낯설다고 한다.
16년 걸려 지은 콘서트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디자인. 4층 높이에 총 2265석 규모이며 2003년 개관. 아래 사진은 나무 재질의 아늑한 콘서트홀 내부. 전면 중앙의 오르간은 파이프 6125개로 구성됐으며, 게리가 야스히사 도요타(Yasuhisa Toyota)와 함께 디자인했다.
16년 걸려 지은 콘서트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디자인. 
4층 높이에 총 2265석 규모이며 2003년 개관. 
아래 사진은 나무 재질의 아늑한 콘서트홀 내부. 
전면 중앙의 오르간은 파이프 6125개로 구성됐으며, 
게리가 야스히사 도요타(Yasuhisa Toyota)와 함께 디자인했다.

월트 디즈니의 부인 릴리안 디즈니가 1987년 'LA 필하모닉'에 기부한 5000만달러로 시작된 이 콘서트홀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디자인하여 유명해진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작품이다. 지명공모를 통해 선정된 게리의 작품은 격랑이 치는 

음악의 바다를 헤쳐나가는 거대한 배를 모티프로 디자인되었다. 1992년에 착공된 이 건물은 경기 침체, LA폭동, 지진 등으로

2003년 10월에야 개관되었으며, 총공사비도 2억7000만달러(약 3000억원)로 늘어났다.


제각기 형상이 다른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들로 덮여 있어 복잡해 보이지만, 이 건물의 기본 구조는 4층 높이의 장방형이다. 

3차원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인 '카티아(CATIA)'로 디자인된 다양한 곡면체들의 하모니는 상자처럼 단순한 기능주의적 건물들과는 사뭇 다르다. 

내부는 자연 채광이 되며, 따뜻한 나무 재질로 마감되어 아늑한 선실(船室)과 같다. 그런데 유광 스테인리스 스틸 판재에서 반사되는 햇빛으로 온도가 높아지고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한다는 민원에 따라 별도의 무광 처리를 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착공 11년 만에 준공된 콘서트홀은 독창적인 내·외부 디자인으로 LA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다. 

하지만 최초의 기부자인 릴리안 디즈니는 1997년 작고하여 완공을 보지 못했다.



(추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