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조용철 기자의 마음 풍경]초원의 비

바람아님 2014. 8. 23. 10:59

초원의 비

 


초원에 비가 내린다.
둥근 게르 안에 갇혔다.
다듬잇돌 침대 위에 눕는다.
빗방울 소리로 매를 맞는다.
세차게 내 몸을 방망이질한다.
가족과 이웃의 마음에 상처를 준 죄,
교만하고 잘난 척하며 산 죄,
나누며 더불어 사는 척한 죄.
초원이 내 영혼을 깨운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둥근 게르 위에 비가 내린다.


-몽골 테를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