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0.16 조인원 멀티미디어영상부 차장)
補正·합성으로 만든 童顔·풍경은 사진 아니라 '이미지 變形'일 뿐
립스틱 서툴게 바른 여중생처럼 애교 넘은 속임수는 촌스러운 것
사실성·정확성 본질인 기록 매체… 있는 그대로 찍고 보는 게 어떨까
누구든지 예쁘고 싶다. 하지만 모두가 예쁠 순 없다.
모두가 장동건이나 김태희처럼 생겼다면 세상은 비슷한 얼굴들로 넘쳐나서 서로 쳐다보기가
지겨울 것이다.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에 호기심이나 질투 그리고 설렘도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너도나도 예쁘고 멋진 모습만 보여주려고 한다.
그것은 성형 수술이나 값비싼 치장이 없이도 가능하다.
찍은 사진을 수정하는 사진 보정(補正) 기술이 전보다 훨씬 쉬워졌기 때문이다.
자기 사진은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던 과거와 달리 인터넷과 SNS가 일상인 요즘은 실시간으로
사진을 노출하고 모르는 사람도 볼 수 있도록 공유한다.
SNS에선 서로 '좋아요'를 눌러주니 멋진 모습만 보여주려는 욕심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카메라 대신 대부분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으로 수정하다 보니 지나치게 보정이 많다.
얼굴에서 잡티나 주름살은 사라지고 뚝딱 십년은 어려보이는 '동안(童顔)'이 만들어진다.
뽀얀 화면에 화사한 필터 효과를 주거나 갈색의 세피아(sepia)톤으로 사진 분위기도 바꾼다.
과거처럼 복잡한 포토숍(Photoshop) 프로그램이 없어도 쉽고 빠르게 사진을 고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수많은 사진 보정 앱(app)은 몇 번의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멋진 모습으로 바꿔준다.
언뜻 멋져 보이는 그림으로 사진을 바꾸는 보정 기술은 이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열 살짜리 초등학생들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지의 변형이지 사진은 아니다.
누구든 멋진 풍경을 찍고 싶어 한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멋진 풍경을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좋은 풍경 사진도 쉽게 찍히지 않는다. 풍경 사진을 제대로 찍기 위해선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로 들어설 줄 아는 용기와 햇빛과 구름의 이동을 관찰하고 기다릴 줄 아는 끈기가 있어야 하고
나무와 풀꽃을 흔드는 바람까지도 느낄 줄 알아야 하며 이것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정리해서 자기의 시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시간과 땀을 투자해서 기다리고 준비해도 가끔 한 장 건질까 말까 한 것이 풍경 사진이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이러다 보니 마치 붓으로 덧칠한 듯 보이는 비슷한 풍경 사진들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애초에 사진은 가장 사실적인 모습을 기록하도록 만들어졌다.
한편 사진은 회화가 물려준 사실성(reality)을 바탕으로 예술과 보도·광고·과학 등의 분야에서 세상을 기록하고 소통하도록
이렇게 사진은 무엇을 멋지게 보여주기보다 제 모습으로 보여주기가 먼저였다.
예쁘게 보이는 것과 사실적인 것 사이에서 사진은 어느 쪽에 서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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