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2.02 허윤희 기자)
팔순 맞은 梅亭 민경찬 화백, 中서 제작한 近作 100여점 선보여
"한국인이 좋아하는 소나무랑 중국인이 좋아하는 매화를 함께 그렸어요.
- 민경찬 화백이 내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그린
- ‘민족중광(民族重光)’. 490×190㎝, 2014.
동양화가 매정(梅亭) 민경찬 화백의 산수(傘壽·팔순)를 기념하는
전시가 2~11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린다.
어린 나이에 중국에 건너가 중국의 대가들을 통해 그림 수업을 받았지만,
그의 작품은 중국 산수화와는 다른 뚜렷한 개성을 지닌다.
서양화법을 가미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필법, 먹을 바탕으로 색을 쌓는 입체적 화법이
두드러진다. 1983년 고국에 돌아와 활발히 작품 활동을 벌이던 화백은 2007년 돌연
중국으로 떠났다. 그는 "중국에서 공부했던 기초를 다시 다지고 한·중 양국의 문화 교류를
위해 항저우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에서 제작한 근작(近作) 100여점을 선보인다.
그는 '민족중광'과 함께 또 다른 대형 그림 '금수강산도'에 애착을 보였다.
"내 마음에 남아 있는 설악산을 그린 겁니다.
한국에 있을 때 일주일에 한 번씩 설악산에 올랐지요.
중국 황산이랑 비슷하지만, 한국 산이 오밀조밀 더 아름다워요."
민 화백은 특히 즉흥적인 붓놀림에 뛰어나고 화법과 기법의 변화를 꾸준히 추구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번 전시에는 그간 개발한 기법이 모두 들어 있다"고 했다.
초묵(焦墨·가장 짙은 먹색)을 이용해 나무 기둥과 껍질, 바위 표면을 묘사하는 기법,
세필(細筆)을 사용해 무성한 솔잎을 그리는 기법 등을 총망라했다. 정교한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말털과 양털 등 다양한 동물 털을 섞어 붓을 직접 만들어 쓴다.
중국 화단에서 그는 '국제예술대사'로 불릴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내년 4월엔 항저우에 '민경찬 예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는 "내 팔십 인생에 한·중 미술이 녹아 있다"며 "앞으로도 양국 문화교류를 위한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02)724-6322, 6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