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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1264] 영남 선비 집안

조선일보 2020.09.28 03:00 한 5년 전쯤인가.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유서 깊은 선비 집안을 방문하였다가 그 집 사랑채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까 밥상머리에서 집주인이 한마디 했다. “해방 이후로 호남 사람이 저희 집에 와서 잠을 자고 가는 경우는 조 선생님이 처음입니다.” “해방 이후로 제가 처음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오리지널 호남 사람으로서 영남의 유서 깊은 선비 집안에 출입한 지가 20년이 넘었다. 20년 정도 지나니까 그 특징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말이 신중하다는 점이다. 흥분해서 말하지 않는 습관이 있다. 말을 내뱉어서 약속하면 되도록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므로 쉽게 약속하지 않고 신중하다.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에 지켜야 하..

진중권 "통지문 한 장, 北정부 공식 사과 없어..文정부에 따져 물어야"

뉴스1 2020.09.27. 18:24 "文정부, 국민 생명 지키고자 제대로 기능했는가..국회는 '국가의 역할' 물어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7일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을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사과를 한 것은 평가하지만 현재로선 그저 통일전선부의 통지문이 한 장 왔을 뿐, 북한 정부나 국가원수의 공식 사과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대북 규탄 결의안은 채택돼야 한다"며 결의안 채택을 촉구하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 입장에 동의를 표했다. 진 전 교수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에서 '국가의 역할'을 따져 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ne..

[강천석 칼럼] 대한민국 국민의 목숨 값이 서럽다

조선일보 2020.09.26 03:20 ‘사람이 먼저’라는 정권, ‘미안하다’는 김정은 한마디에 감격 대통령이 국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국민 스스로 자기 목숨 지킬 수밖에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을 수호(守護)하고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헌법 66조(대통령의 지위?책무(責務)?행정권)와 69조(대통령 취임선서)는 이런 대통령의 의무를 명시(明示)한 조항이다. 대통령이 이 책무를 게을리하거나 다른 업무와 우선(優先) 순위를 뒤집으면 정상적 대통령이라 할 수 없다.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에 근무하던 공무원이 실종되고 북한이 표류(漂流)하던 이 공무원을 발견?심문?사살하고 시신(屍身)을 불태운 지난 이틀 동안 대한민국에 대통령이 존재했을까. 정확히 말하면 최고 권력자는 있었지만 국민을 보호해야 할 최고..

[김형석 칼럼]대한민국은 지금 ‘퇴락의 길’에 있다

동아일보 2020-09-25 03:00 文정부, 통합 협치 선언에도 신뢰 상실… 정책실패 인정 않고 이념교육 감행우려 윤리가치로 공동체 이끌 지도자 필요하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길지 못하다. 3·1운동 때 태동한 민족의식은 광복과 6·25전란을 겪으면서 휴머니즘에 입각한 자유민주주의로 이어졌고 이는 국시로 선포됐다. 그 정신 덕분에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가 공인하는 민주국가가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10위권의 위상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정치계의 지도력도 없지 않았으나 자유 민주정신을 염원하는 국민들이 희생한 결과였다. 특히 경제계를 이끌어 온 기업계 인사들의 공헌이 지대했다. 공정하게 평가하면 정치계보다 기업계 선도자들의 노고가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노동조합보다는 일을 사랑하는 근로자들..

진중권 “재벌 나팔수 노릇 말고 공익 대변자 돼야 보수가 산다” [진중권의 직설 17]

주간동아 1258호 2020-09-22 14:45:30 ‘주간동아’는 진보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한국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 담긴 기고문을 매주 화요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다. “상법과 공정거래법이 전반적으로 개정돼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9월1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정부여당에서 추진하는 법안에 원칙적 찬성을 표명하자 재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튿날 전경련 부회장이 김 위원장을 찾아가 읍소를 했다고 한다. 당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함부로 찬성하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대놓고 말은 못해도 이를 ‘당의 정체성’의 문제로 여겨 속으로 불만을 품은 의원들도 많을 게다. 진정한 저항의 지..

진중권 "평등 이념으로 공정 진압했다, 결국 우린 다 잃었다"

중앙일보 2020.09.23 00:49 [진중권의 퍼스펙티브] 젊은 세대, 입시·병역·취업 둘러싼 ‘공정’ 이슈에 민감 평등주의 이념 586과 달리 능력주의 자연스럽게 여겨 자기들도 믿지 않는 평등 사회 약속, 절차의 공정 무시 공정 요구를 ‘평등사회 가로막는 수구세력 전쟁’ 여겨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입니다.” 지난 토요일 청년의 날 기념식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날 대통령은 ‘공정’이라는 말을 37번이나 입에 담았다고 한다. 어이가 없다. 조국·추미애 사태 이후에도 태연히 ‘공정’을 말하다니, 어디 딴 세상에 사시는 분 같다. 유체이탈을 해 극성스런 지지자들 데리고 저 ‘달’나라로 이주를 가신 모양이다. https://news.joins.com/ar..

[김순덕의 도발]문재인 정부의 공정이란 무엇인가

동아일보 2020-09-23 14:58 문재인 정부가 ‘공정’을 외칠 때면, 자꾸 전두환 정권 때 ‘정의사회 구현’이 떠오른다. 불경스러운 연상 같아 미안하지만 내 의지론 어쩔 수 없다. 조건반사적 반응이니까. 우선 공정사회와 정의사회는 발음부터 비슷하다. 둘 다 대통령 취임사에서 처음 등장해 그 정권을 대표하는 구호가 됐다는 점도 같다. 결정적으로는, 공정 또는 정의를 내세우면서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는 점이 닮았다(두 대통령이 닮았다는 건 절대 아니다). 기사 전문(全文)은 아래 링크로 해당기사와 연결됩니다 [김순덕의 도발] 문재인 정부의 공정이란 무엇인가 “미래비전의 정의와 공정의 관계를 생각하는 전제로서 인간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라는 난해한 문장으로 시작해서 결론은 사법개혁, 공수..

진중권 “文이 환생한 정조? 선조에 가깝지…무능을 남 탓하는데 탁월"

조선일보 2020.09.20 17:35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20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시사주간지 인터뷰를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조선의 역사는 썩은 역사이고, 오직 김대중-노무현-문재인만이 순결하다고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졸지에 환생 정조가 된 셈”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해찬 전 대표의 맹랑한 환상 속에서 개혁군주 정조대왕으로 보이는 모양지만 굳이 문 대통령에 가까운 인물을 찾자면 정조가 아니라 차라리 선조일 것”이라고 했다. (중략) 진 전 교수는 “이해찬 전 대표의 맹랑한 환상 속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210년만에 환생한 개혁군주 정조대왕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야무진 착각”이라며 “조선의 왕들 중에서 굳이 문 대통령에 가까운 인물을 찾자면, 정조가 아니라 차라리 선조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