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2904

[이하경 칼럼] 기로에 선 윤석열 대통령

중앙일보  2024. 10. 7. 00:39 김건희 여사 문제로 민심과 불화 쫓기는 여당은 독자 노선 가능성 대통령 문제로 비화되기 전에 실기하지 말고 냉철히 결정해야 힘이 센 사람일수록 권력자의 심기를 살핀다.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30년 전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는 사람들은 비서실장의 ‘비상시 대처요령’을 들어야 했다. “도중에 기분이 언짢아지면 고개를 돌려 창밖의 나무를 보십니다. 그러면 즉시로 서류를 들고 일어나 ‘각하,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면서 나와야 합니다.”  이런 권력을 누렸던 김영삼·김대중 대통령도 민심이 떠나가자 아들을 구속시키는 결정을 피할 수 없었다. 지금의 권력 주변 풍경도 여전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청렴하고 사심이 없을지 몰라도, ‘용산’ 주변에는 수상한 사람들이 또아리를 틀..

[태평로] 대통령 주변에 왜 배신자와 적이 생기나

조선일보  2024. 10. 4. 23:56 한동훈·이원석 이탈, 이준석 적대 ‘보스 의식·金 여사 노터치’서 비롯 “배신 심판” 박근혜 데자뷔 피하고 2·3·4인자 끌어안아 경쟁시켜야 윤석열 대통령은 ‘보스 검사’였다. 따르는 특수통 후배 검사들이 넘쳤다. 검찰총장 시절 정권의 탄압을 받을 때 이들이 똘똘 뭉쳐 보위했다. 윤 대통령은 집권하자 이들을 대통령실과 검찰, 정부 요직에 중용했다. 야당은 ‘검사 정권’이라고 했다. 2년이 지나면서 윤 사단은 금이 갔다. ‘윤의 분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가장 먼저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문제로 “국민 눈높이”를 거론하고, 김 여사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읽씹’ 했다. 대통령의 격노를 불렀다. 비대위원장에서 쫓겨날 뻔했고 당대표 선거에서..

김정하의 시시각각] 중국발 ‘드루킹 공작’ 두고만 볼건가

중앙일보  2024. 10. 4. 00:30 한국 겨냥 영향력 공작 마각 드러나 한국비하, 반미반일, 사회갈등 조장 중 댓글부대 차단할 체계 구축 시급 중국 공산당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영향력 공작(influence operations)을 벌인다는 것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상식으로 통한다. 영향력 공작이란 특정 국가가 중국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게끔 여론 환경을 조성하고, 자중지란을 유발해 국력을 소모케 하는 전략적 활동이다. 중국 안보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목에 걸린 가시다. 한국은 중국이 최종 방어선으로 설정한 ‘제1 도련선’ 안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군사력도 만만찮다. 게다가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미군기지가 한국에 있다. 경제적으로도 한국과 중국이 대결을 벌이는 산업 분야가 많다. 그러니 중국이 ..

[사설] 김 여사 스토커에 상습적으로 농락당한 대통령실, 이번이 끝인가

조선일보2024. 10. 3. 00:20 대통령 참모 출신인 김대남씨가 유튜버 이명수씨에게 “김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죽으려 한다. 너희가 잘 기획해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통화는 지난 7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다. 김씨가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씨와 5시간 동안 통화한 내용 중에는 ‘김 여사가 총선 공천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의 김씨 주장도 들어있다. 대선 캠프를 거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선임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김씨는 이 통화 직후인 지난 8월 SGI서울보증 상근감사가 됐다. 이씨는 대통령과 그 부인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음해해온 사람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전직 참모가 이런 사람에게 한 대표를 공격하는 보도를 해달라..

[정우상 칼럼] 한동훈은 尹대통령의 보완재인가, 대체재인가

조선일보  2024. 10. 2. 00:15 尹은 韓이 검사 때처럼 자신의 ‘보완재’이길 기대 김 여사 문제, 의료 사태로 ‘대체재’ 모색하자 갈등 당대표는 참모 아닌 대통령의 정치 파트너 “진짜 이유 말해봐요. 왜 나를…”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이건 정치가 아니라 영화 이야기다. 보스는 자신의 모든 걸 맡길 수 있는 부하에게 특별 임무를 준다. 자신의 젊은 애인을 감시하라, 다른 남자를 만나면 즉시 보고하라. 이 부하는 2인자 경쟁에서 선두였다. 부하는 보스 애인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걸 알게 됐지만, 남자를 패줬을 뿐 이런 사실을 보스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무슨 명령이든 따랐던 이 부하는 여기서 어긋난 행동을 하고 만다. 사실대로 보고했을 경우 여자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보스가 아닌 여자의..

정대철 “내가 30년 알던 정의로운 尹 어디 갔나, 그 모습으로 돌아가야”

조선일보 2024. 10. 1. 01:18 수정  2024.10.01. 05:51 [정치에 할 말 있다Ⅱ]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정대철(80) 헌정회장은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내가 30년 가까이 알던, 정의롭고 옳게 살아온 윤석열로 돌아오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정 회장은 각각 검사, 국회의원 시절 인연을 맺어 호형호제해온 사이다. 헌정회장 취임 전까지 민주당 소속이었던 정 회장은 그간 각종 현안을 두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고 윤 대통령도 그의 말을 경청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내가 봐온 대통령은 주변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고개를 숙였던 사람이었다”며 “특유의 친화력과 중재력으로 여권뿐 아니라 야당과도 매일같이 만나 읍소도 하고 설득도 하면서 꽉 막..

[朝鮮칼럼] 대통령 지지율은 왜 중요한가

조선일보2024. 9. 30. 00:10 지지율 앞자리가 2나 1이라고 법적 권한이 줄어들진 않아 하지만 권위가 훼손된다… 그러면 令이 서지 않아 게다가 야당은 역풍 걱정도 사라져 계엄령·독도 일본 준다 황당 음모론 민주당은 별 역공도 받지 않아 이 모든 것이 지지율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지지율에 민감하다. “늘 바뀌는 것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같은 소리는 대부분 그냥 하는 소리다. “지지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기가 없더라도 꼭 필요한 일을 하며 역사의 평가를 받겠다” 같은 말도 비슷하다. 지지율이 괜찮을 때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제 무덤 파는 행위나 다름없다. 지지율보다 가치, 역사의 평가가 중요하다는 ..

[김현기의 시시각각] 윤-한은 현명한 판단을 하고 있나

중앙일보  2024. 9. 26. 00:45 물(신뢰)도 없는데 뭔 물밑 대화냐 자존심 내세우면 공멸 내지 자멸뿐 둘의 어리석음에 정치와 국민 불행 #1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너무나도 유명한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면 여러 필수 조건들을 충족해야 하고, 만약 하나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불행해진다는 뜻이다. 여기서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 나온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를 성공의 비결에 적용했다. 성공의 비결은 성공 요인을 찾지 말고 실패 요인을 피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현명한 판단을 하기보다는 어리석은 판단을 피하는 노력이 최선이라는 메시지다. #2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의 판단. 한 대표는 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