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핫 이슈 1946

이재용 회장의 짝짝이 젓가락 [아침햇발]

한겨레  2024. 5. 3. 07:05 워낙 진기한 장면이라 오래 들여다보니 깨알 같은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초 윤석열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을 병풍처럼 세우고 부산 깡통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는 사진에서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젓가락만 달랐다. 대통령과 다른 회장들은 짝이 맞는 붉은 젓가락을 들고 있는데, 이 회장만 붉은색-검은색 짝짝이였다. 좁은 탁자 한쪽의 수저통에 두가지 젓가락이 섞여 꽂힌 걸 보니, 정신없었을 어묵집 아주머니가 손에 잡히는 대로 건네준 모양이었다. 생각은 곧 젓가락과 삼성전자의 인연으로 흘렀다. 사실 젓가락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반도체 회사의 탄생 설화에 나오는 ‘기물’이다. 타계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1974년 다 쓰러져가는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훗날 삼성..

[김정하 논설위원이 간다] 윤석열 이탈층에 미친 영향, 명품백 > 이종섭 > 물가

중앙일보  2024. 5. 2. 00:32 동아시아연구원 22대 총선 심층 분석 윤석열 투표자 75.4% 여당 투표 이재명 투표자 79.4% 민주 투표 대선은 윤·이 호감도 〉 소속 정당 총선은 윤·이 호감도 〈 소속 정당 공천만족도 민주당 지지층 우위 조국당 지지율 자산 중상위 최고 선거는 수천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사회과학의 실험 무대로 볼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필수적이다.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손열 연세대 교수)은 4월 24일 정치학자들을 초청해 ‘제22대 총선 표심 분석과 정치 개혁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총선 결과를 분석하는 첫 학술 행사였다. 이 자리에선 EAI가 총선 직후인 4월 11~15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유권자 1..

[이슈프리즘] "기술 배우자" 중국 가는 韓기업들

한국경제  2024. 5. 1. 00:21 中 정부 주도 '첨단기술 강자' 돼 정부·기업 '팀 코리아'로 맞서야 “중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지을까 검토 중이에요. 기술 개발 속도로 보나, 연구 환경으로 보나 한국보다 훨씬 낫거든요.” 귀를 의심했다. 얼마 전까지 한국이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던 첨단업종에서, 그것도 첫손에 꼽히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입에서 “중국에 ‘두뇌’를 두겠다”는 말이 나오다니. 한국에 꼭꼭 숨겨둔 기술도 빼가는 중국인데, 본토에 R&D센터를 세우면 기술 유출 가능성이 높아질 게 뻔할 텐데 말이다.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더니 이런 설명을 들려줬다. “기술 유출 걱정, 별로 안 합니다. 중국이 더 잘하거든요. R&D센터 지으려는 것도 중국 기술을 배우려는 겁니다.” 현장을 취..

반도체 잡으려, 美 투자금 절반 돌려주는데...韓은 세액공제 15% [칩스법 2년]

중앙일보  2024. 4. 29. 05:03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시 세액공제나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는 ‘칩스법’으로 동아시아에 집중됐던 반도체 지형이 북미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도 바뀐 환경에 따라 새로운 산업 전략이 필요하지만, 관련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도전받고 있다고 본다. 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생산 기반과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의 무게 중심을 한국이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반도체 업계가 다음달 임시 국회 소집을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다음 달 종료되는 제21대 국회에는 반도체를 비..

돼지만도 못한 '청룡'···2월 출생아도 2만명 붕괴[송종호의 쏙쏙통계]

서울경제  2024. 4. 28. 05:30 통계청 ‘2월 인구동향’···출생아 수 ‘역대 최저 사망자 3만명 역대 최대···인구 52개월째 자연 감소 황금돼지·흑룡 '길띠해'출생률 반짝··· '청룡'은 힘 못써 연초부터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 0.6명 고착화 우려 올해 2월 출생아와 사망자 수가 같은 기간 대비 각각 역대 최저와 최다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매번 월별 기준 출생아수가 최저기록을 갈아치우고는 있지만 이번엔 지난 43년 사이 최저·최다 기록이었습니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아 인구 감소는 52개월째 이어졌습니다. 올해는 청룡, 푸른 용의 해로 이른바 ‘길(吉)띠’로 꼽히는 해인데도 출생아가 늘기는 커녕 감소세가 멈추지 않는 형편입니다. 실제 2007년 정해년 황금돼지띠의 해에 매년 급감..

[중앙시평] 좁아지는 보수의 정치인구학

중앙일보  2024. 4. 25. 00:40 ‘안보·성장 세대’ 점차 퇴장하면서 보수-진보 간 균형 급속하게 파괴 나이들면 보수 된다는 것도 옛말 보수의 변신과 각오가 필요한 때 이번 총선은 여러 교훈을 남겼는데, 그중 하나는 한국이 바야흐로 ‘정치인구학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인구는 크게 세 가지 요인에 따라 변한다. 출생, 사망, 이주다. 그리고 인구의 변화는 정치적 결과를 낳는다. 과거에도 한국에서 정치인구학의 효과는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영호남 인구 격차의 정치적 결과라든가, ‘안보·성장 보수’와 ‘운동권 86세대’ 간의 대결 같은 것들이다. 전쟁과 가난을 경험한 보수적 세대와 운동의 승리를 경험한 86세대 간의 정치적 차이는 그들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는 동안에는 크게..

“한강의 기적 끝났다, 반도체 빼면 중국에 잠식”...영국매체가 본 한국

매일경제 2024. 4. 22. 20:30 FT, 韓 경제성장 모델 지적 제조 대기업 수출에만 의존 원천기술 개발 경쟁 뒤처져 첨단 반도체 빼면 中에 잠식 가계부채·고령화·저출생… 2030년 성장률 0.6% 전망 전세계를 놀라게 한 ‘한강의 기적’이 끝나가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6·25 전쟁 이후 70년 만에, 가난했던 한국을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만든 성장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아시아판에 ‘한국의 경제기적은 끝났는가’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게재했다. FT는 국가 주도 자본주의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첨단 제조 대기업을 육성한 한강의 기적이 이제는 낡은 모델이 됐고 수명을 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에..

[시론]국민의힘 위기의 진짜 본질

아시아경제 2024. 4. 19. 07:30 제대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바르게 보아야 한다. 정견(正見. 바르게 보는 것)에서 정업(正業. 바른 행동)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는 여기서부터 실패했다. 상황을 똑바로 보지 못했기에 이어지는 대응책들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도가 문제일 뿐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바르게 보는 것의 핵심은 무엇일까. 판의 변화다. 한국 사회의 정치 지형이 큰 틀에서 변했다. 사실 이건 최근 일이 아니다. 10년쯤 전부터 시작됐다. 정치 성향을 진보와 보수로 나눈다면 이즈음부터 진보 성향 유권자가 뚜렷하게 다수를 차지했다. 과거 보수가 우위를 점했거나 비슷비슷했던 것에 견줘보면 근본적인 변화다. 그런데 '박근혜 탄핵' 이후 치러진 2020년 21대 총선 때부터 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