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3.10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화가 윌리엄 어터몰렌의 자화상]
치매 진단 후 5년간 자화상 남겨… 증상 심화에 따라 그림 점차 변화
환자가 자기 질환을 잊는 상태는 인지기능 떨어지는 말기에 발생
-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이 질환 치료법이 발전하기 전이었기에 환자와 가족들이 매우
힘든 시기였다. 진단 이후 화가는 더는 그림을 그릴 수 없는 2000년까지 약 5년 동안 많은 자화상을
남겼다. 여기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인지기능이 점차 없어져 가는 과정이 깊게 남아 있다.
자화상 그리기는 자신에 대한 기억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다.
동료화가이자 미술사 교사였던 그의 아내는 남편 사후에 흩어졌던 자화상을 모으고 정리해서
동료화가이자 미술사 교사였던 그의 아내는 남편 사후에 흩어졌던 자화상을 모으고 정리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위한 전시회를 자주 열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치매 화가가 남긴 귀중한
유산을 '있는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 이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을 그림 속에
오롯이 담아 놓았기 때문이다.
유명 화가로 활동하던 어터몰렌은 1990년 이후에는 초기 그림들과는 다른 형식의 그림들을 그렸는데,
유명 화가로 활동하던 어터몰렌은 1990년 이후에는 초기 그림들과는 다른 형식의 그림들을 그렸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알츠하이머병 증상에 의해 변해가는 페인팅 기법과 그림 내용을 관찰할 수 있다.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시공간 지남력 감소, 사물의 모양을 파악하거나 재구성하는 능력의 저하와
그 사물의 기능에 대한 이해력 감소, 판단력과 사고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이 그림에 녹아 있다.
인지기능 장애로 느끼는 좌절, 슬픔, 고독감과 감정 변화까지도 포함돼 있다.
그는 이러한 외침을 그림을 통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으로 먼저 느낄 수 있다.
이런 그림은 화가가 자신의 얼굴 모양을 기억하지 못할 때까지 계속된다.
이런 그림은 화가가 자신의 얼굴 모양을 기억하지 못할 때까지 계속된다.
나중에는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지만, 화가의 마음을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자기 자신을 점차 잃어가는 환자의 마음에 대한 초상화인 셈이다.
우리는 그림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 화가가 자기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창작을 통해 끊임없는 투쟁을 벌인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보호자만 힘들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그의 그림에서 자신의 증상과 싸우면서 좌절하고, 분노하고, 외로워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진료하다 보면 질병으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사람은 분명히 환자 자신임을 알 수 있다.
진료하다 보면 질병으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사람은 분명히 환자 자신임을 알 수 있다.
치매 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인식하지 못하는 '질병 자각 결여' 상태는 대개 인지기능 저하가 아주 심한 말기에서만 나타난다.
환자 보호자나 돌보미들은 환자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따뜻하게 대하는 것이 환자 증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무심코 못 참고 내뱉는 말이나 행동에 치매 노인들은 큰 충격과 좌절을 겪고 즉시 증상이 악화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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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의사선생님] [뇌의학 다이제스트] 외로움 타는 노인, 치매 걸릴 확률 2배 넘어
(출처-조선일보 2015.03.10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실제로 사회적 고립된 경우보다 외롭게 느낀 사람이 발병률 높아
나이 들어 사회적 고립감이 커지고 본인이 외롭다고 느끼면 나중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킨정신건강연구소는 65~86세 노인 2200명을 대상으로 외로움과 치매의 관계를 조사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킨정신건강연구소는 65~86세 노인 2200명을 대상으로 외로움과 치매의 관계를 조사했다.
대상자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지금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는데, 이들의 13.4%가 3년 뒤에 치매에 걸렸다.
외롭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5.7%만이 치매가 발생했다.
중요한 것은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이 사별이나 별거 등으로 '실제 외로운' 상황에 있는 노인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즉 객관적 상황보다 주관적 판단이 치매 발생에 더 영향력을 미쳤다는 얘기다.
마음먹기에 따라 치매 발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영국 런던대학 심리학 연구팀은 52세 이상 65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고립 상태와 외로움을 조사했다.
그리고 7년 뒤, 이들의 사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가족이나 친구, 이웃과의 교제 등이 적은 사회적 고립 상태에 있더라도,
그 정도가 심한 사람의 사망률이 고립 상태가 덜한 사람보다 두 배 높았다.
사회적 고립 관계 속에서도 버스기사와의 잡담이나 이웃과의 가벼운 대화, 느슨한 교제도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치매와 사회적 관계를 다룬 연구들은 나이 들어 가족이나 친구의 수가 얼마인지,
치매와 사회적 관계를 다룬 연구들은 나이 들어 가족이나 친구의 수가 얼마인지,
얼마나 자주 그들과 대화하거나 도움을 얻는지 등에 따라 치매 발생 위험에 차이가 난다고 강조한다.
노년 재테크도 필요하지만, 나이 들수록 다양하게 교제하는 정(情)테크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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