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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가 예수와 열 두 제자를 상징?

바람아님 2015. 3. 10. 09:42

[중앙일보] 입력 2015.03.09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테라스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암시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술 연구가 제어드 박스터에 따르면 고흐의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밤의 카페테라스’는 예수와 열 두 제자의 만찬을 그린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교묘하게 상징한다고 미국 인터넷 언론 허핑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박스터는 ‘밤의 카페테라스’에 나오는 하얀 옷을 입은 인물이 예수를, 그 옆에 금빛 옷을 입고 둘러앉은 사람들이 열두 제자를 상징한다고 봤다. 또 어둡게 그림자 진 채 카페를 나서는 인물은 예수를 배반한 가롯 유다라는 것이다.

박스터는 또한 반 고흐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노란색이 이 그림 전체에 ‘천국 같은’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또 테라스를 비추는 등불은 후광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핑턴포스트는 고흐가 자신의 그림에 종교적 암시를 이용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고흐가 27살 무렵 그림에 매진하기 전까지 복음을 전파하고 싶어 했다는 점이다. 고흐의 아버지는 네덜란드 개신교의 목사이기도 했다. 두 번째는 고흐가 렘브란트 판 레인을 매우 존경했다는 사실이다. 렘브란트는 마리아나 그리스도의 모습을 즐겨 구현한 네덜란드 출신 화가로 고흐는 그의 그림을 따라 그리곤 했다.



고흐의 작품이 종교적 상징을 이용한다는 주장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1990년대 일본의 예술 역사가 츠카사 코데라는 고흐가 1888년 그린 ‘씨 뿌리는 사람’에 나오는 태양이 후광을 상징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UCLA 교수인 데보라 실버맨은 “반 고흐의 예술은 1888년까지 성스러운 현실주의의 형태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백스터가 반 고흐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고흐의 삶에 발견 안 된 부분이 많단 사실을 깨달았을 때부터다. 반 고흐 박물관이 ‘고흐의 자화상은 사실 동생인 테오 반 고흐를 묘사한 것’이라고 발표한 일도 계기가 됐다. 백스터는 “이번 연구결과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처럼 예술 마니아들이 반길 재미있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사진 설명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사진 1)가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사진 2)을 암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포토]

[영상 Randall Holl 유튜브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