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2015-06-22
고속셔터로 담아낸 하루살이
- 여름 하천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루살이.
모기처럼 해로운 날벌레는 아니지만,
떼로 몰려다니며 주변이라도 맴돌라치면 영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입니다.
손사래 쳐서 쫓다 보니
이 조그만 비행체가 어찌 날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사진으로 찍어 보기로 했습니다.
워낙 작고 빠르니 초점 맞추기도 힘들어
대충 거리 설정을 수동으로 해 놓고
고속 셔터로 순간 동작을 잡아 보았습니다.
아…
꼬리 한 쌍을 길게 늘어뜨리고
팅커벨의 날개를 단 놈들이 나풀나풀 하늘하늘
군무(群舞)를 추고 있습니다.
짝짓기를 위한 본능의 몸짓이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어찌 보니
하루 남짓 사는 미물의 격렬한 춤사위가 좀 안쓰러워 보입니다.
짧은 생의 마감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든 거겠지만
고난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네 처지가 떠올라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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