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8.11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 최근호에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소금쟁이 로봇이 소개됐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상임·야브원스키(Piotr Jablonski) 교수 연구진은 오랫동안 물 위를 걸어 다니는
신기한 곤충 소금쟁이의 짝짓기 행동을 연구해왔다.
그러다가 위험에 처하면 물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그들의 도피 행동에 관심을 갖고 초고속 촬영을 해봤더니
앞다리를 제외한 네 다리를 곧추세우며 몸을 일으키고 표면장력 허용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발끝을 안으로 오므리며 뛰어오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내 서울대 공대 기계항공공학부 김호영·조규진 교수 연구진과 공동 연구에 착수해 무게 68㎎에 불과한
'수상 도약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03년 MIT 기계공학과 브라이언 챈(Brian Chan)이 물 위를 걷는
로보스트라이더(Robostrider)를 만든 지 1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서울대 소금쟁이 로봇은 무려 14.2㎝를 뛰어올랐단다.
예수님처럼 물 위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거룩한데 물 위에서 점프를 했다는 것은 말 그대로 엄청난 도약이다.
이번 서울대 연구에 함께 참여한 로버트 우드(Robert J Wood) 교수는 하버드대 '비스 연구소(Wyss Institute)'에서 날아다니는 작은 곤충 로봇을 연구하는 학자다. 이 연구소는 스위스의 독지가 한스외르크 비스(Hansjorg Wyss)가 2009년 당시 하버드
이번 서울대 연구에 함께 참여한 로버트 우드(Robert J Wood) 교수는 하버드대 '비스 연구소(Wyss Institute)'에서 날아다니는 작은 곤충 로봇을 연구하는 학자다. 이 연구소는 스위스의 독지가 한스외르크 비스(Hansjorg Wyss)가 2009년 당시 하버드
역사상 최고액인 1억2500만달러를 기부하며 생물학에서 영감을 얻어 공학을 해달라고 요청해 설립된 연구소다.
나는 이보다 앞서 2006년 이화여대에 '의생학(擬生學) 연구센터'를 만들었으나 이렇다 할 독지가를 찾지 못해 안타깝게
주도권을 뺏겼다. 지금 나는 국립생태원에 다시금 센터를 설립할 준비를 거의 마쳤다. 비록 출발은 조금 늦었고 연구비 규모는 턱없이 작지만 주로 공학자들이 모여 있는 비스 연구소보다 생물학자들이 주축인 우리 국립생태원이 의생학 연구에서
머지않아 더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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